한국의 한지환, 북한의 계순희 등이 유도 경기에 출전한 17일 시드니 전시관 제2홀의 관중석엔 단연 ‘코리아’가 눈에 띄었다.

국내 업체가 모집한 응원단 400여명이 본부석 왼쪽 관중석 가운데 쯤에서 한반도기, 태극기를 흔들며 남북한 선수들이 출전할 때마다 열띤 응원을 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 등도 소리쳐 불렀다. 아래쪽에선 조총련 소속의 재일동포 20여명이 따로 자리잡고 앉아 인공기를 흔들어 댔다. 역사적인 개막식 동시입장을 한 덕분인지 이전 대회와는 사뭇 달라진 광경이었다.

전날만해도 경기장은 ‘작은 일본’이었다. 일본 관중 수천여명은 일장기, 현수막, 머리띠, 부채 등을 들고 광적인 응원을 펼쳤다. 반면 남북한 관계자 일부만으로 구성됐던 ‘코리아’는 규모가 너무 작았다. 게다가 금메달 두 개를 모두 일본이 가져가는 바람에 ‘남의 잔치’에 낀 꼴만 됐었다.

이날 역시 숫적으론 일본 관중이 훨씬 많긴 했어도 시선을 끈 것은 코리아였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계순희가 출전할 땐 우리 응원단과 조총련 양쪽이 한목소리로 성원을 보내다가도 한국의 한지환이 나설 땐 조총련 쪽의 ‘호응’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아직은 서먹함이 있어 그런 듯 했다. 남과 북이 아무 거리낌없이 한덩어리로 서로를 응원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더 필요한 것 같다.

/시드니=성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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