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등 주요 참전국에선 휴전협정이 체결된 2003년 7월 27일까지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펼친다.

행사 주관 부서인 국방부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6·25 전쟁사 재조명’이다. 우선 전쟁 발생원인에 대한 올바른 사관(사관) 정립이다. 한때 북침설, 남침유도설 등 수정주의 사관이 대두됐으나 90년대 들어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 비밀자료들이 공개됨에 따라 수정주의 사관은 더 이상 설 땅을 잃었다는 것이 국방부의 판단이다. 따라서 국방부는 ▲북한 공산 정권의 김일성이 소련 스탈린의 사주와 중국 마오쩌둥(모택동)의 지원 아래 기습적으로 38도선을 돌파해 남침(남침)한 전쟁이고 ▲21개국 135만명의 장병이 유엔군으로 참전해 국군과 함께 공산주의 세력을 물리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 ‘승리한’전쟁이라는 점을 정립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또 지금까지 자료의 미공개, 관심 소홀 등으로 체계적인 정리 및 연구가 이뤄지지 못한 6·25 당시의 민간 유격대, 전쟁포로, 노무단, 여군 활동 등에 대한 사실을 새롭게 발굴, 조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53년 7월 27일 유엔군측 대표와 공산군측 대표가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에 조인함으로써 한맺힌 남북 분단을 고착화시켰다는 점 등 6·25전쟁의 어두운 면도 객관적으로 조명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오는 4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학술 세미나를 개최하고 교육부와 협의, 교과과정 개편도 추진한다.

6·25전쟁 50주년 열기는 미국에서 더욱 높다. 미국 내에선 6·25전쟁이 한때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으로 불리며 일부 참전자가 냉대를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오명(오명)을 씻기 위해 ‘한국전 참전자 협회’ ‘한-미 2000 재단’ 등 참전 단체 및 협회 등을 중심으로 95년부터 옛 전우 찾기, 기념비 건립, 격전지 방문 등 각종 행사가 추진되고 있으며, 앞으로 3년 동안 6만∼10만명이 방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육군성도 별도의 기념사업 전담부서를 뒀으며 국방부, 한국전 참전자 협회 등 관련 부처 및 단체도 각기 인터넷 웹 사이트를 만들어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유용원기자 kysu@chosun.com

6.25전쟁 50주년 주요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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