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금강산댐에서 새로운 공사를 하고 있는 사실이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된 것은 현 정부가 바짝 주목해야 할 일이다. 금강산댐은 지난 4월 함몰 부위를 비롯해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점들이 발견돼 붕괴 위험성까지 제기됐으나, 북한이 우리 측의 공동조사 제의를 일축해버려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새 공사가 어떤 목적인지는 북한당국이 밝히지 않는 한 지금 단계에서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위성사진 판독 결과 일부 전문가들은 “여수로(물이 넘쳐 흐르는 통로)의 수문 기둥이 높아지고 곳곳에 새로운 구조물이 들어선 것으로 보아 댐 증축 공사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증축 공사라면 저수량이 더욱 늘어나 붕괴시의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 그러나 건교부는 “북한이 보강공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증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 전력공업위원회가 발표한 금강산댐의 당초 목표 높이는 115~121.5m이고, 현재 높이는 105m로 파악되는 만큼 북한이 증축 공사를 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가 “증축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말만 하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다.

이번 공사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중요한 것은 금강산댐의 위험성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이 보강공사일지라도 완전한 것인지 우리로서는 확인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태풍과 장마와 홍수의 계절을 맞아 금강산댐은 당장이라도 무너져내릴 위험이 있고,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정부는 서둘러 북한측에 따질 것은 따지고 요구할 것은 요구해 유효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 문제에서마저 북한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가 ‘서해 도발’ 같은 기습사태를 맞을까 걱정이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