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의 결혼’(모차르트) ‘토스카’(푸치니) ‘심청’(윤이상) ‘아이다’(베르디). 4편의 오페라가 오는 16일부터 10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예술의전당, 국립오페라단, 국제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하는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 2000’ 무대다. 오페라 공연 18회에 ‘아리아의 밤’을 한차례 보태, 모두 19회 오페라 성찬(성찬)을 차려낸다.

국립오페라단이 만든 ‘피가로의 결혼’은 아내의 하녀 수잔나에게 흑심을 품는 백작을 수잔나, 수잔나의 애인 피가로, 백작부인이 짜고 골탕 먹이는 이야기. ‘토스카’는 서로 사랑하는 카바라도시와 토스카, 정치범 친구를 도왔다는 이유로 카바라도시를 추적하는 경찰 총감 스카르피아가 이야기를 풀어간다. 스카르피아는 카바라도시를 풀어주는 대가로 토스카의 정조를 요구하고 야욕을 채우지만, 가짜 총알을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깨고 카바라도시를 총살한다. ‘심청’은 한국의 고전설화 심청전에 바탕한 오페라. ‘아이다’는 ‘이기고 돌아오라’ ‘청아한 아이다’ ‘개선행진곡’으로 유명한 그랜드 오페라다. ‘토스카’와 ‘심청’은 예술의 전당, ‘아이다’는 국제오페라단이 제작했다.

3년째 맞은 올해 오페라 페스티벌은 이탈리아·독일·미국에서 연출자, 지휘자, 무대 기술자를 초빙하고, 이탈리아와 중국에서 선발한 현지 성악가를 국내 성악진과 한 무대에 세운다. 지난해 봄 페스티벌때 우리말로 공연한 ‘심청’을 윤이상의 원작대로 독일어로 선보이는 점도 이채롭다.

‘피가로의 결혼’의 피가로(바리톤) 역은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활약하는 연광철, 역시 독일무대를 누비는 강순원이 맡는다. 수잔나(소프라노) 역에 이은순과 배기남, 백작부인(소프라노) 역에 김인혜가 나온다. 지휘 박은성(코리안심포니), 연출 신경욱.

‘별은 빛나건만’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등 주옥같은 아리아가 흐르는 ‘토스카’의 지휘와 연출은 모두 여성. 이탈리아 지휘자 마스키오(코리안심포니), 국내 연출가 이소영 콤비가 만들어낼 ‘여성 드라마’가 흥미롭다. 여기에 박동우의 중후한 무대미술이 가세, 오페라를 색채로 물들인다. 이소영은 “기존 토스카의 강한 이미지 대신, 쉽게 상처받는 여성상을 부각시키고, 주인공들의 미묘하고도 은밀한 심리를 대비시키겠다”고 했다. 토스카(소프라노) 역에 이탈리아의 라우라 니쿨레스쿠, 이지은, 카바라도시(테너) 역에 중국의 워렌목, 이현, 스카르피아(바리톤) 역에 고성현이 출연한다.

문호근이 연출하는 ‘심청’에는 소프라노 박미자·이하영(심청) 바리톤 김동섭·노운병(심봉사) 알토 김현주(뺑덕어멈)가 캐스팅됐다. 지휘자 프란스 트라비스(코리안심포니)는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지휘해 윤이상의 교향곡을 일본 ‘카메라타’ 레이블 CD로 낸 스위스인이다.

아이다(소프라노)는 김향란 서혜연, 라다메스(테너)는 김남두 김영환, 암네리스(메조소프라노)는 김학남, 아모나스로(바리톤)는 장유상의 몫이다. 김덕기가 프라임 필하모닉을 지휘하고, 이탈리아의 잠파올로 젠나로가 연출한다.

예술의전당은 할인 티켓도 예년처럼 마련했다. 공연 당일 낮 12시 30분부터 오페라극장 매표소에서 ‘데이 티켓’을 판매한다. 당일 공연 가운데 최저가격 좌석을 5000원에 판다. 또 화요일 공연은 전석 50% 할인해 준다. 공연 일정은 다음과 같다. ▲‘피가로의 결혼’=16·19일, 10월6·8·18일 ▲‘토스카’=23·26일, 10월 7·15·20일 ▲‘아이다’=30일, 10월 3·10·14·22일 ▲‘심청’=10월 13·17·21일 ▲‘아리아의 밤’=10월 19일. (02)780-6400

/김용운기자 proart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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