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김영삼) 전 대통령은 25일 자택에서 가진 내외신 회견에서 “김정일(김정일)이 통일정부의 대통령이고, (한국 정부는 북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지 않나”며 정부의 대북(대북) 통일정책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야당은 현 남북관계에 대해 일부 긍정, 일부 반대하고 있다. 대북정책에 전면 반대하나?

“야당에 대해서는 별도로 말하지 않겠으나,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남·북한 200만 군대가 대치한 현실에서 군사훈련을 축소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지금 김정일이 남북통일정부의 대통령이다. 김대중씨는 총리도 안 되고 장관 정도다. (김정일의) 지시대로 움직이고 있지 않나? 회사 같으면 김정일은 회장이고, (김 대통령은) 사장도 아니고 전무도 안 되는 것 같다. 김정일이 ‘통일은 내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하는데도 우리 정부는 한마디 말도 못하고, 야당도 말 못하고 있다. 침묵하면 역사와 국민에 큰 죄악이라는 생각으로 말하는 것이다. ”

―(기자회견문에서) 6·25 책임문제에 대해 언급했는데 1994년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할 때도 이 문제를 거론할 작정이었나?

“그렇다. 그때는 지금 김대중씨처럼 내가 자꾸 만나자고 한 것이 아니라, 김일성 주석이 카터에게 나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그때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전쟁을 하려고 하던 상황이었으므로 (북한이) 벼랑 끝에 서있을 때였고, 김일성은 상당부분 양보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6·25 때) 300만 이상, 심지어 1000만 이상이 죽었다는 통계도 나오는데 (그 문제를) 반드시 제기하려 했다. ”

―오늘 기자회견이 김대중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는 것인가?

“전혀 관계 없다. 관심도 없고, 기억도 안 했다. 다만 김대중씨는 힘이 80~85% 정도 없어졌다고 보인다. 능력이 없으며, 상당한 경험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못했다. 나라가 불안하고 자신도 불행하게 될 것이다. 김 대통령은 희망이 없다. (국민이) 기대할 필요도 없고, 힘도 능력도 권위도 없어졌다. ”

이날 회견에는 뉴욕타임스, 아사히신문 등 외신기자 20여명을 포함해 50여명의 내·외신 기자가 참석했다.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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