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설이 나오자 호텔들이 치열한 물밑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 세계에 최고급 호텔이라는 이미지를 굳힐 수 있어 홍보 효과는 돈으로 환산하지 못할 정도라는 게 호텔업계 분석이다.

각 호텔 ‘정부 행사 세일즈맨’들은 요즘 김 위원장의 숙박이 아니라면 만찬이라도 유치해야 한다는 전략아래 청와대, 통일부, 문화관광부, 서울시, 국정원의 고위급과 실무자 양쪽을 접촉하고 있다.

한 호텔 세일즈맨은 “현재 특급 호텔 마케팅 담당자들 머리 속에는 김 위원장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신라호텔과 하얏트호텔이 다소 유리한 편이라고 보고 있다. 국가 원수급이 가장 많이 다녀갔다는 경력 때문. 하얏트호텔 관계자는 “클린턴 대통령,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 등 국가 원수들을 모신 경험이 많다”며 “하룻밤 500만원짜리 프레지덴셜 스위트의 방 값을 안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라호텔은 남북 장관급회담,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 북의 연형묵 총리를 유치한 경험이 있는 데다 숲으로 둘러싸여 경호상의 이점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8·15 이산가족 상봉단이 묵었던 쉐라톤 워커힐호텔은 북한 관련 행사를 10차례 치렀다는 점과 산으로 둘러싸여 경호에 최고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18일 내한한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유치하고 있는 인터컨티넨탈호텔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성진기자 sj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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