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16일 “한 때 세상을 흔들었던 ‘조반유리(조반유리)’가 요즘 우리 나라에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조반유리’란 중국의 마오쩌둥(모택동)이 60년대 중반 문화혁명 때 홍위병(홍위병)들에게 보낸 편지의 한 문구로, ‘여러분들의 반란엔 이유가 있다’고 추인한 내용이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열린 중앙위원회의 격려사에서, 우리 사회의 이념적 혼란상을 비판하면서 이 말을 꺼내 뜻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연설에서 비판의 대상이 누구인지는 한 번도 직접 지칭하지 않았으나 여러 대목에서 명백히 김대중(김대중) 대통령과 여권 핵심부를 겨냥했다.

“실정법 위반을 두둔하고 부추기는 세력이 존재한다. 초법적 행동이 난무해도 제재할 권위가 없다. 법을 만든 국회도, 집행해야 할 정부도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민주국가이고, 의회민주주의이고, 국민으로부터 수임받은 영위(영위)냐. ” 시민단체의 불법 활동을 법으로 제재만 할 수도 없지 않느냐는 김 대통령의 지난번 언급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김 명예총재는 또 “피로써 지킨 이 나라를 공산 마수로부터 수호하기 위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데 이는 북한 공산집단의 주장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며 “이제는 안보상의 주적(주적)을 미화하는 일이 있어도 누구 하나 이성있는 충고를 하는 일이 드물다”고 말했다. ‘김정일은 식견을 갖춘 지도자’라는 최근 김 대통령 발언에 대한 비난이었다.

김 명예총재는 이런 유의 이념전쟁을 무기로 선거 때까지 충청권과 보수세력을 결집시켜 나갈 전략인 것 같다. 따라서 민주당과의 선거 공조는 거의 어려울 전망이다.

이처럼 심하게 공격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공조 얘기를 꺼내기는 힘들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DJ 비판은 선거 전략이고 선거가 끝나면 공조 문제는 다시 원점에서부터 논의될 것이고, 그 방향은 선거 결과에 따라 가변적일 것이다.

/최구식기자 qs123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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