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 주재 캐나다 대사관에 지난 11일 진입한 탈북자 2명이 15일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갈 예정이라고 중국 소식통들이 14일 말했다.

이들은 15일 낮에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을 출발해 싱가포르로 간 후 서울로 향할 예정이라고 중국 소식통들은 말했다.

랴오닝성(遼寧省) 선양(瀋陽)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 지난 8, 9일 진입한 탈북자 3명은 싱가포르를 거쳐 14일 오후 싱가포르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선양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8일 진입하려다 중국 무장 경찰에 의해 연행된 길수 친척 5명은 무장 경찰의 총영사관 진입과 연행을 둘러싼 중.일간 외교 마찰이 14일 더 심화돼 출국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

중국은 이들을 일본에 넘겨주지 않고 필리핀을 통해 한국으로 돌려보내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중국 소식통들은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과 필리핀간에 이들을 한국으로 보내기 위한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외무성의 오노 마사아키(小野正昭) 영사이주 부장이 14일 중국 외교부를 방문해 길수 친척 5명을 일본에 인도하라고 요구했으나 중국은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오노 부장은 중국 경찰이 일본 영사의 허락을 받고 영사관에 들어가 탈북자들을 끌어냈다는 중국측 주장을 반박하는 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중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의 쿵취앤(孔泉) 대변인은 14일 일본측 주장과 완전히 다른 중국측 조사 결과를 발표, 일본 부영사들이 언어와 머리 손 등으로 영사관 진입과 연행에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중국측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 모두가 길수 친척들이 북한 사람들이란 사실을 알고도 묵살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입장은 탈북자들을 일본에 인도할 것을 계속 요구하는 것이지만 그들의 의견을 들어본 뒤 인도주의적 견지를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해 중국이 이들을 북송하지 않으면 한국이나 미국 등 제3국으로 보내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쿵취앤 대변인은 신원이 불확실한 2명이 총영사관 비자 대기실로 들어간 후 무장경찰대대(大隊) 인궈후이(尹國輝) 대대장이 총영사관 경내로 들어가도 되느냐고 묻자 일본 총영사관 부영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손짓을 하면서 일본어로 '들어와서 데려갈 수 있다'고 말했으며 당시 중국인 통역요원이 이를 통역했다고 말했다.

이 일본 부영사는 비자발급 대기실내로 인 대대장 등과 함께 들어가 중국의 보안 요원으로부터 이들 2명이 '북한 사람인 것같다'는 말을 들었으며, 인 대대장이 데려가도 되느냐고 다시 묻자 부영사는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에는 중국어로 '데려가도 된다'고 말했다고 쿵 대변인은 주장했다.

이에 따라 당직 근무 요원들이 이들 2명을 끌어내 나머지 3명과 함께 무장경찰 경비실에 모아놓자 또 다른 부영사가 한명 더 나타나 일 부영사가 모두 2명이 됐으며, 새로 등장한 부영사는 어디서 왔느냐고 길수 친척 5명에게 물었고 이중 한명이 중국어로 '우리는 일가족이고 북한 사람이다'고 하면서 편지까지 전달했으나 보고 돌려주었다고 쿵 대변인은 말했다.

이 부영사는 편지를 보고 돌려준 후 어디론가 전화를 하기 시작했으며 5분후 중국 경찰관들이 와서 데려가려 하자 '기다리라'고 말했다가 계속 전화를 한 후 '데려가도 된다'고 하면서 경찰관들에게 허리를 굽히며 중국어로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고 연속적으로 말했다고 쿵 대변인은 덧붙였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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