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복지재단 김형석(46) 사무총장은 30여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 있는 북한 주민 돕기의 베테랑. 총신대에서 전임강사로 역사학을 가르치다가 95년부터 이 분야로 뛰어들었다. 그는 “ROTC장교였던 나 역시 철저한 반공주의자”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정치적 입장과 민족적 과제는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돕는 것은 북한 정권이나 기득권층이 아니라 소외된 북한 주민들입니다. 어린이와 노약자에 대한 지원은 결국 민족적이고 인도적인 과제가 아니겠습니까.”
그는 “정부가 사실상 무상지원이면서 빌려주는 형식을 취해 오히려 정당한 모니터링(감시) 요구를 어렵게 만들었다”라며 “민간단체는 분배 과정의 투명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북한도 확실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재작년 이후 방북자가 10배 이상 늘면서 북측에서 절차를 간소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일정도 일방적으로 미리 짜서 요구하다가 이제는 방문하는 쪽에 맞춰주기까지 합니다.”

그는 김일성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 기념궁전을 방문했을 때 절을 하지 않았으나 그 문제로 그들과 갈등을 빚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 노동당 간부들은 처음에는 ‘봉사’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끝없이 우리의 의도를 의심했지요. 그러나 요즘 ‘선생들에게 동족애를 느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서로 접촉하고 만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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