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14일 선양(瀋陽)의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장길수군 친척 5명에 대해 제3국 추방 형식을 통한 한국행을 공식 시사했다.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외신기자 프리핑에서 “선양의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한 5명의 신분을 확인하고 있다”며, “중국은 국내법, 국제법, 국제관례 및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쿵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길수군 친척을 제3국 추방형식을 통해 한국에 보낼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 北京=呂始東특파원 sdyeo@chosun.com

중국 정부는 13일 주일(駐日) 대사관을 통해 중국 경찰이 선양(瀋陽)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동의 없이 들어가 탈북자들을 연행했다는 일본측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황싱위안(黃星原) 주일 중국대사관 언론공보관은 지난 8일 당시 신원불상자 5명이 일본 총영사관에 뛰어들었을 때 경찰이 총영사관의 동의를 받고 들어갔으며, 신원불상자들을 총영사관 정문까지 끌고 나오고 경찰서에 연행할 때도 모두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황 공보관의 당시 상황 설명.

“5월 8일 오후 1시55분, 신원불상자 5명 중 2명이 총영사관 진입에 성공한 직후 현장 초병이 신속히 경찰에 보고했다. 무장경찰 랴오닝(遼寧)총대(總隊) 선양지대(支隊)의 인궈후이(尹國輝) 대대장과 진야오둥(金堯東) 부대대장, 우밍위(吳明宇) 8중대 지도원, 왕예(王冶) 부중대장 등은 신속히 현장 비자발급소에 도착했다.

이때 일본 부영사(宮下謙)가 중국 고용원 3명을 데리고 현장에 왔다. 인 대대장이 부영사에게 “우리가 영사관에 들어가 관내에 뛰어들어간 2명의 남자를 데리고 나와도 되느냐”고 묻자, 부영사는 고개를 끄덕이는 한편 들어가도 좋다는 손짓을 했다. 또 통역을 통해 “들어가서 사람을 데리고 가도 좋다”고 말했다.

이에 인 대대장은 현장 근무자인 무장경찰 4명을 데리고 들어갔으며 부영사가 손가락으로 가리켜주는 남자 2명 앞에 다가갔다. 인 대대장이 그들에게 “당신들 왜 들어왔느냐”고 묻자 두 사람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인 대대장은 다시 부영사에게 “이 두사람 데리고 나가도 괜찮으냐”고 물었고, 부영사는 이에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여 동의를 표시했다. 부영사는 나아가 중국어로 “데리고 가도 좋다(可以)”라고 말했다. 그제서야 중국 무장경찰들은 그 2명을 강제로 연행해 나왔다.

신원불상자 2명을 무장경찰중대 경비실에 연행한 뒤 일본 총영사관의 또 다른 부영사(馬木秀治·안전관)가 경비실로 와 상황을 파악한 뒤 신원불상자 5명과 대화를 나누려 했으나 말이 통하지 않았다. 이때 중국 공안(경찰) 파출소의 경찰이 와서 그 5명을 데려가려 하자 부영사는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휴대전화를 걸었다.

그는 통화가 끝난 뒤 경찰이 5명을 연행해가는 것에 동의했으며 나아가 당직 경찰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그는 또 중국어로 “감사하다(謝謝, 謝謝)”며 사건 처리결과에 만족을 표시했다.”

황 대변인은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사건은 복잡하지 않다. 다만 지금의 상황에 이른 것은 완전히 일본측의 책임”이라며, “중국은 이 사건이 조속히 가라앉기를 희망하지만 방울은 묶은 사람이 풀어야(결자해지·結者解之)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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