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양(瀋陽) 주재 일본 총영사관을 통한 망명시도가 좌절된 북한 주민 5명이 필리핀을 거쳐 한국으로 망명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양의 미국 총영사관에 들어간 북한 주민 3명은 싱가포르를 경유지로 해서 한국으로 가는 방안이 미중 외교당국간에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4일 중국 정부가 필리핀 외교당국에 대해 선양 주재 총영사관에서 연행된 북한 주민 5명의 입국을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이미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측은 지난 8일 망명좌절 사건이 발생한 이후 베이징(北京)의 필리핀 대사관과 수 차례 협의를 갖고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북한 주민들을 수용할 방침을 굳힌 한국 정부도 역시 필리핀에 대해 중국 정부와 같은 내용의 의향을 타진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북한 주민 5명 문제를 조속히 해결한다는 방침에 따라 중국 정부와 물밑 접촉을 진행중이어서, 이들의 제3국행을 통한 한국망명은 이번 주내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필리핀은 지난 1997년 황장엽(黃長燁)씨가 일시 체류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준 적이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북한 망명희망자 26명의 제3국 경유지로 활용됐다.

한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13일 저녁 북한 주민 5명의 제3국행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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