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양(瀋陽)의 일본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중국 경찰에 의해 연행된 북한 주민 5명이 미국으로 망명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서를 휴대하고 있었다고 일본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 주민 일행의 총영사관 진입을 도운 한국의 비정부기구 (NGO)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들이 한국어와 영어로 된 문서를 지니고 있었다고 전했다.

문서에는 '한국에는 좌익세력이 있어서 안심하고 살 수 없으며, 작년 6월 이미 한국 망명에 성공한 친척들을 겨냥해 북한이 한국에 공작원을 파견했다는 소문도 있어서, 한국이 아닌 미국을 희망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문서는 또 미국에 있는 친척으로부터 지원을 기대할 수 있는 점, 북한에서 겪은 경험을 미국에 가서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점 등을 미국행의 이유로 들었다.

이들은 '북한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박해, 고문, 죽음을 의미한다'며 '북한에서 동물처럼 형벌을 받느니 차라리 여기서(중국) 죽겠다'고 적고 있다.

이런 내용의 문서는 북한 주민들이 망명을 희망하고 있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일본 총영사관 관계자가 이를 확인했는지 여부가 중국 경찰의 공관진입 논란을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총영사관 관계자가 당시 이같은 문서를 확인했다면, 중국 경찰의 총영사관내 진입과 북한 주민 연행을 동의해 줬다는 중국측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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