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수군 가족 7명이 '난민 지위 인정'을 요구하며 베이징의 유엔난민고등 판무관실 사무소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6월26일.
그후 한동안 잠잠하던 중국내 탈북자들은 올해 3월14일 베이징 스페인대사관에 25명이 한꺼번에 진입, 난민 지위 인정과 한국행을 요구하면서 중국 외국 공관 진입의 '봉화'를 피워올렸다.
이어 4월25일 탈북자 오모(24)씨가 독일대사관에, 그 다음날에는 탈북자 2명이미국대사관에 각각 들어가 한국행을 요구했다. 같은달 29일에는 탈북자 5명이 한국대사관에 진입하려다 이 가운데 3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되고 나머지 2명은 도주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오후 2시께(중국 시간)에는 길수군의 나머지 친척 5명이 베이징 대신선양(瀋陽)시 일본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중국 공안에 의해 끌려나왔다. 같은 시간다른 2명의 탈북자는 인근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 미국행을 요구했다.
또 다음날인 지난 9일 오전 9시5분께(중국 시간)에도 선양시 미국 총영사관에최광철(21)씨가 들어가 미국행을 요구하고 있다.
8-9일 잇따른 사건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이 해법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동안 지난 11일에는 남녀 탈북자 2명이 베이징 주재 캐나다 대사관에 진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길수 가족을 시작으로 국제기구나 외국공관 진입 사례가 벌써 9차례나 발생한 것이다.
탈북자들의 외국공관 시도가 잇따르는 것은 중국 당국의 탈북자 색출작업이 강화되면서 탈북자들이 자신의 처지를 국제사회에 호소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절박한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탈북자 단속 강화라는 강경 대응책만을 내놓고 있는 중국 당국의 경직된 태도 역시 탈북자들을 외국 공관으로 내몰고 있다.
물론 200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중국 정부가 국제적 관심사로 대두된이들 외국공관 진입 탈북자들을 쉽사리 북한으로 돌려보내지는 못하리라는 기대가탈북자들의 공관 진입 시도를 부추기고 있다.
국내 한 탈북자 지원단체 관계자는 '단속이 하도 심해지다보니 궁지에 몰린 탈북자들이 '죽을 때 죽더라도 외국 공관 담이나 한번 넘어보고 죽고 싶으니 도와달라'는 호소를 해올 때마다 달리 해줄 말이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