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양(瀋陽)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에 탈북자 3명이 들어가 12일 현재 5일째 머물고 있고, 같은 날 일본 총영사관에 들어가려던 장길수군 친척 5명은 중국 무장경찰에 체포돼 있는 가운데, 또 20대 탈북자 부부 2명이 11일 오전 베이징(北京)의 캐나다 대사관에 진입, 한국 망명을 요청하고 있음이 12일 뒤늦게 알려졌다.

캐나다 대사관의 제니퍼 메이 대변인은 12일 북한인 남녀 한쌍이 캐나다 대사관으로 들어와 제3국행을 요구했다고 발표했으나, 희망 행선지는 밝히지 않았다. 탈북자들의 신원과 진입 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전례에 따라 제3국 추방 형식으로 한국 망명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탈북자 진입 사건은 지난해 6월 장길수군 가족 7명의 베이징 유엔난민담당관실(UNHCR) 진입 사건 이래 중국에서 일어난 탈북자들의 9번째 외교공관 진입 시도 또는 진입 사건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8일 선양의 일본 총영사관에 중국 무장경찰이 진입해 탈북자들을 끌어낸 데 대해 일본이 ‘공관 불가침권’을 침해한 사건이라고 항의하자 11일 쿵취안(孔泉) 외교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중국 경찰은 일본 총영사관 동의를 받고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쿵 대변인은 경찰이 총영사관측 동의하에 진입했고 영사관 안전을 위해 진입했으므로 빈(Wien) 영사관계 협약에 부합되며 일본 경찰도 과거 주일 중국 대사관에 진입한 적이 있다고 반박했다.

일본 언론들은 10일 주일(駐日) 중국대사관의 황싱위안(黃星原) 보도담당 참사관 말을 인용, “선양 일본 총영사관원이 휴대전화로 상부로 보이는 사람과 연락을 취한 후 연행을 허락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쿵 대변인은 “그날(8일) 무장경찰은 일본 부영사의 동의를 얻은 뒤 들어가 2명을 데리고 나왔다”면서, “일본 총영사관의 한 영사는 중국측으로부터 사정 설명을 들은 뒤 경찰이 그들 5명을 데리고 가는 데 동의했으며, 나아가 무장경찰에게 감사를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11일 중국 외교부 쿵 대변인 담화에 대해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 “일본측은 연행에 동의해준 일이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해, 일·중 사이의 외교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北京=呂始東특파원 sdyeo@chosun.com
/東京=崔洽특파원 po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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