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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北에 손벌리는 신세로… “글로벌 왕따들의 연합”
김나영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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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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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각)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포탄 등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로 대북 제재 등을 둘러싼 문제에서 국제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세계 2위 군사 대국 러시아의 콧대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산권의 ‘큰 형님’ 격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무기 부족을 호소해오다 급기야는 한때 ‘막내’뻘이었던 북한에 손을 벌리는 처지가 됐다. 뉴욕타임스는 양국을 글로벌 ‘왕따들(pariahs)’이라고 표현하면서 “19개월 가까이 전쟁을 치르며 서방으로부터 고립된 러시아엔 동맹이 절실하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용의가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라고 전했다.

13일(현지 시각)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밤 아무르주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으며 김 위원장을 기다렸다고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데도 푸틴은 천연자원부 장관 등 고위 인사들과 전용기를 타고 모스크바에서 5300㎞쯤 떨어진 이곳으로 날아왔다. 평소 정상회담에 1시간씩 지각하는 등 외교적 결례를 일삼아 현대판 ‘차르(옛 러시아 제국의 전제군주)’라고 불렸던 푸틴의 처지가 곤궁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시절 외무장관을 지내고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안드레이 코지레프는 12일 BBC 영상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개발이 덜 된 국가에 포함되는 북한에서 무기를 구한다면 러시아로선 굴욕”이라고 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전쟁 장기화로 탄약·포탄 등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서방 제재로 첨단 무기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부품을 들여오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반면 북한은 1953년 7월 정전 협정 체결 이후 전쟁을 한 적이 없어 탄약 등이 남아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테렌스 로릭 미국 해군참모대학 교수는 11일 블룸버그에 “북한 포탄은 러시아가 노리는 소모전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 ABC방송은 “북한이 보유한 막대한 무기가 러시아군에 생명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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