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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탈북 ‘유토피아를 넘어서’ 美 600개 극장서 상영
김은중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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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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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유토피아를 넘어서’를 연출한 매들린 개빈(가운데) 감독이 실제 상황으로 출연한 탈북민 가족 등 출연진과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서 세 번째 남성은 이 가족의 탈북을 도운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다. ‘유토피아를 넘어서’는 2023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다큐멘터리 ‘유토피아를 넘어서’를 연출한 매들린 개빈(가운데) 감독이 실제 상황으로 출연한 탈북민 가족 등 출연진과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서 세 번째 남성은 이 가족의 탈북을 도운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다. ‘유토피아를 넘어서’는 2023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북·중 국경 지대에 일가족 5명이 발이 묶여 있습니다. 우리가 살 수 있게 꼭 도와주세요….” (탈북민 우모씨 일가족)

탈북민 일가족의 탈북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유토피아를 넘어서(Beyond Utopia)’가 10월 미국 전역 600여 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이 영화는 올해 1월 ‘세계 독립영화제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다큐 부문 관객 투표 1위를 기록해 관객상을 수상했다. 이어 시드니 영화제서도 관객상을 수상했고, 이달 말 개막하는 미 텔룰라이드 영화제에선 개막식 야간 상영작으로 결정됐다. 북·중 국경 개방 이후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탈북민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제고하고 북한 내 열악한 인권 실태를 공론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가족의 탈북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유토피아를 넘어서'에서 북·중 국경 지대에 은신해 있는 우모씨 가족이 영상 통화를 통해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한 북한 주민이 탈북을 위해 강을 건너고 있는 모습. /유튜브
 
일가족의 탈북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유토피아를 넘어서'에서 북·중 국경 지대에 은신해 있는 우모씨 가족이 영상 통화를 통해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한 북한 주민이 탈북을 위해 강을 건너고 있는 모습. /유튜브

미 영화·연예 매체인 버라이어티는 28일(현지 시각) “오는 10월 23~24일 이틀간 특별 이벤트를 통해 미국 내 600여 개 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라고 했다.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이 정도 규모로 상영되는 건 이례적인 일인데 이틀간의 특별 상영 이후 반응에 따라 추가 상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유튜브에 2분 30초짜리 예고 영상이 공개됐는데, 개봉 전이긴 하지만 영화 평론사이트 ‘로튼 토마토’에 “꼭 필요한 영화” “놀라운 성취”라며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매들린 개빈 감독은 “북한 문제에 있어서 핵에만 집착하고 아무도 평범한 주민들 얘기를 하지 않는 것에 분노했다”며 “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알려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영화에는 탈북 후 북·중 국경 지대에 은신해 있는 우모씨 일가족과 10년 전 남기고 온 아들을 탈북시켜야 하는 이모씨, 그리고 이들이 도움을 요청한 김성은 갈렙선교회 목사가 등장한다. 김 목사는 지난 20년 동안 탈북민을 1000여 명 이상 구출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촬영 시기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으로 북·중 국경 지대와 탈북 루트의 핵심 국가인 라오스·베트남 등에서 촬영이 이뤄졌다. 제작진은 중국 공안의 감시 같은 위험을 무릅쓰며 대부분 휴대전화를 사용해 촬영했고, 인터뷰와 애니메이션 요소 등을 가미해 115분짜리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래픽=백형선
그래픽=백형선

한 탈북민은 “김씨 정권은 우리가 ‘유토피아’에 살고 있다고 말했지만 거대한 가상의 감옥(virtual prison)에 갇혀 있었다”고 했다. 영화는 세뇌·억압으로 요약되는 북한 내 인권 실상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우씨의 두 딸은 김정은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북한 잔류를 고집하던 모친이 탈북 과정에서 미국인들의 도움을 받은 뒤 “미국이 이렇게 친절할 수도 있구나”라며 놀라는 장면도 있다. 베트남의 한 안전 가옥에 도착한 우씨 가족은 불이 들어온 전등, 물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수도를 보고 놀라며 “여기가 지구의 안식처(haven on earth)”라고 말한다. 영화·TV프로 평론 사이트인 ‘더 플레이리스트’는 “모든 장면이 정보와 풍부한 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며 “놀라운 건 이 영화가 스릴러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라는 사실”이라고 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한 이들의 면면도 흥미롭다. 17세에 탈북했고 2015년 발간한 영문 자서전이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에 오른 탈북민 이현서씨는 인터뷰를 통해 어린 시절 북한에서 어떻게 한국·미국·일본을 적대하도록 교육받았는지에 대해 증언한다. 북한 인권 문제 공론화에 앞장서온 로베르타 코언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 미 시민 단체 링크(LiNK)의 해나 송 대표 등도 힘을 보탰다.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 출신인 한반도 전문가 수미 테리 전 우드로윌슨센터 국장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테리 전 국장은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미국 대중과 국제사회에 보여줄 기회”라며 “대중이 영화를 보면 정말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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