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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학도병 만난 보훈장관 “호국 성지서 공산당 나팔수 기념 참담”
노석조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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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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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6·25 당시 학도병으로서 참전했던 고병현 선생이 28일 오전 전남 순천역에서 6·25 참전 학도병들을 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6·25 당시 학도병으로서 참전했던 고병현 선생이 28일 오전 전남 순천역에서 6·25 참전 학도병들을 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28일 호남학도병의 성지인 전남 순천을 찾아 광주 출신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광주광역시의 역사공원 조성 사업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박 장관은 이날 순천역 광장에서 “정율성은 우리에게 총과 칼을 들이댔던 적들의 사기를 북돋웠던 응원대장이었다”며 “공산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수많은 애국 영령의 원한과 피가 아직 식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공산당의 나팔수를 기억하게 하고 기리겠다는 시도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국민의 소중한 예산은 단 1원도 대한민국의 가치에 반하는 곳에 사용될 수 없다”고 했다. 박 장관은 순천역 광장에 ‘호남학도병’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현충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순천역은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순천과 여수, 광양, 벌교 등 호남지역 17개 학교 180여 명의 학생들이 모여 학도병 참전을 결의한 곳이다.

이에 따라 6·25전쟁 최초의 학도병 중대가 편성됐고, 1950년 7월 25일 이들은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서 북한군 6사단 1천여명과 첫 학도병 전투인 ‘화개전투’를 치렀다. 이 전투 덕에 국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8일 오전 전남 순천시 매산고등학교에서 이곳 출신 학도병들을 기리는 6·25참전기념비를 향해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8일 오전 전남 순천시 매산고등학교에서 이곳 출신 학도병들을 기리는 6·25참전기념비를 향해 묵념하고 있다. /뉴시스

박 장관은 “수많은 독립투사, 호국 영웅, 민주 열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극복하는 역사에서 호남은 늘 앞장서 왔다”며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기억해야 하느냐. 공산당의 나팔수냐, 조국을 위해 제 한 몸 불태우며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호남학도병 영웅들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가보훈부 장관으로서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호남학도병들의 우국충절을 기억하고 기릴 수 있도록 순천역 광장에 현충시설 건립을 추진하겠다”며 “‘잊힌 영웅’ 호남학도병을 영원히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어 6·25 학도병으로 참전한 고병현(94) 옹과 만나 ‘영웅의 제복’을 전달했다. 고 옹은 1950년 율촌고등공민학교 재학 중 면사무소에 입대를 지원했으나 거부당하자, 망치로 오른손 검지를 찍고 ‘이 몸을 조국에 바치나이다 무진생 고병현’이라고 쓴 혈서를 제출한 인물이다. 이후 육군 제5사단 제15연대 학도중대에 입대했다.

27일 오후 전국학생수호연합 광주지부 학생들이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 동상 앞에서 정율성기념공원을 조성하려는 광주시의 정책에 대해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어 정율성 거리에서 방명록을 작성했다./2023.8.27. 김영근 기자
 
27일 오후 전국학생수호연합 광주지부 학생들이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 동상 앞에서 정율성기념공원을 조성하려는 광주시의 정책에 대해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어 정율성 거리에서 방명록을 작성했다./2023.8.27. 김영근 기자

보훈부는 광주시의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했으며, 헌법소원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자치법 184조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지자체의 사무에 대해 조언 또는 권고나 지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 188조는 지자체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익을 해친다고 인정될 경우, 주무 장관이 서면을 통해 시정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만약 지자체장이 시정하지 않으면 명령이나 처분을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도 있다.

앞서 광주시는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일대에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총 48억원을 들여 연말까지 공원 조성을 완료할 방침이지만,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정율성이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인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한 장본인인 점 등을 지적하며 공원 조성 사업 철회를 요구해 논쟁이 빚어진 상태다.
6·25전쟁 사흘만에 서울을 점령한 북한 인민군의 탱크가 서울 시내를 지나가고 있다. 정율성은 얼마 뒤 북한에서 서울로 내려와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작곡가인 그는 북한 군가를 지었으며 김일성으로부터 포상도 받았다. /조선일보 DB
 
6·25전쟁 사흘만에 서울을 점령한 북한 인민군의 탱크가 서울 시내를 지나가고 있다. 정율성은 얼마 뒤 북한에서 서울로 내려와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작곡가인 그는 북한 군가를 지었으며 김일성으로부터 포상도 받았다. /조선일보 DB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율성은 6·25 개전 초기 북한군이 점령한 서울에 중국인 아내와 함께 내려왔다가 인천상륙작전 직후까지 머물다 중국으로 피신했다. 이듬해에는 1·4후퇴로 서울이 중공군에 함락됐을 때 내려와 주요 시설, 고위 관료 사택을 뒤져 무단으로 조선궁정악보를 중국으로 반출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 조선 왕실 관련 유물은 한중 수교 이후인 1996년에서야 그의 아내가 한국 정부에 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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