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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6·25때 북한군과 서울까지 내려왔다
노석조 기자 양지혜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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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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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사흘만에 서울을 점령한 북한 인민군의 탱크가 서울 시내를 지나가고 있다. 정율성은 얼마 뒤 북한에서 서울로 내려와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작곡가인 그는 북한 군가를 지었으며 김일성으로부터 포상도 받았다. /조선일보 DB
 
6·25전쟁 사흘만에 서울을 점령한 북한 인민군의 탱크가 서울 시내를 지나가고 있다. 정율성은 얼마 뒤 북한에서 서울로 내려와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작곡가인 그는 북한 군가를 지었으며 김일성으로부터 포상도 받았다. /조선일보 DB

문재인 정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가와 북한 조선인민군 행진곡을 작곡한 귀화 중국인 정율성(1914~1976)을 국가 유공자로 추서하는 절차를 밟은 사실이 24일 뒤늦게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이 2017년 12월 15일 방중 기간 연설에서 정율성을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언급한 직후인 그달 29일 정율성 조카가 경기남부보훈지청에 포상 신청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율성의 독립운동 활동상이 불분명하고 그가 북 선전부 간부로 근무했으며, 6·25 개전 초기 인민군과 함께 서울까지 내려왔던 것으로 드러나 보훈 심사에서 부결됐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2월 문 전 대통령의 방중 준비를 하면서 정율성 서훈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정율성은 광주 태생으로 해방 전에는 중국서 의열단 활동을 하고 해방 후에는 월북해 김일성 정권에 부역한 데 이어 6·25전쟁 이후에는 중국에 귀화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며 “대북·대중 관계를 강화하려는 문 정부에서 그를 3각 연결 고리 같은 인물로 삼으려 했다”고 말했다.

23일 오전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에 조성된 정율성 거리에 정율성공원 건립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강기정 광주시장이 올 연말 조성 예정인 정율성기념공원에 대해 SNS에서 설전을 벌였다./김영근 기자
 
23일 오전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에 조성된 정율성 거리에 정율성공원 건립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강기정 광주시장이 올 연말 조성 예정인 정율성기념공원에 대해 SNS에서 설전을 벌였다./김영근 기자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정율성 서훈 절차는 문 전 대통령 방중 2주 만인 그달 29일 정율성의 조카인 박모씨가 경기남부보훈지청에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이 신청이 접수되자마자 후속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한다. 심의는 신청 접수 넉 달 만인 2018년 4월 24일 열렸다. 하지만 독립 유공자 공적심사위원회는 장시간 회의 끝에 ‘정율성 활동 내용의 독립운동 성격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안건을 부결했다. 실제 독립운동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 사료 등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그가 해방 이후 대한민국에 반(反)하는 활동을 한 것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유공자 결격 사유로 꼽혔다고 한다. 보훈부 자료 등을 보면, 정율성은 해방 이후 황해도당위원회 선전부장으로 취임했으며, 1946년 2월에는 부부 동반으로 북한 김일성을 대면했다. 1947년 봄에는 평양으로 이주해 조선인민군 협주단을 창설해 초대 단장으로 취임하고 전국 순회 공연을 했다. 1950년 6·25 발발 후 정율성은 개전 초기 아내와 서울까지 내려왔다가 그해 10월 중국으로 돌아갔다가 이듬해 북경예술극원 합창대 부대장이 됐으며, 중공군 군가를 작곡했다. 1956년에는 귀화했다.

1기 北내각서 장관직 오른 김원봉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초기 내각 기념사진. 둘째 줄 왼쪽에서 둘째가 김원봉(국가검열상)이다. 앞줄 왼쪽부터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정준택, 산업상 김책, 부수상 홍명희, 수상 김일성, 외무상 박헌영, 민족보위상 최용건, 문화선전상 허정숙.
 
1기 北내각서 장관직 오른 김원봉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초기 내각 기념사진. 둘째 줄 왼쪽에서 둘째가 김원봉(국가검열상)이다. 앞줄 왼쪽부터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정준택, 산업상 김책, 부수상 홍명희, 수상 김일성, 외무상 박헌영, 민족보위상 최용건, 문화선전상 허정숙.

문 정부는 정율성 서훈이 무산된 이후인 2019년, 정율성에게 ‘음악으로 성공하라’며 율성이란 이름을 지어준 김원봉을 유공자로 추진하려다 역시 대한민국 건국 이념에 반한다는 이유로 막혔다. 김원봉도 김일성 포상을 받는 등 북한 정권 수립에 공을 세운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런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라고 연설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여권에선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어떤 미사여구로 정율성을 치장하더라도 그가 대한민국을 침략한 인간이라는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라며 “세상에 어떤 나라가 국민 세금 48억원을 들여 침략자를 기념한단 말인가”라고 했다. 호남대안포럼 등 일부 단체와 야권 인사도 “세금으로 정율성 기념 시설을 짓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번 논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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