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정치·외교·군사
한국·유엔 22국 vs 北·中·러… 전혀 다른 ‘정전 70년’
김은중 기자 김명성 기자  |  @chosu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3.07.2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북한이 오는 27일 6·25전쟁 정전기념일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전승절’ 행사 개최를 예고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북한 주민들이 최대 15만명까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도 초청을 받아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단체 방북한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22개 유엔(UN) 참전국 정부 대표단과 참전 용사를 불러 ‘자유 연대’ 강화를 공언한 한국과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북한이 특별하게 기념하는 정주년(整週年·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긴 하지만, 한미동맹이 ‘핵동맹’으로 진화하고 한·미·일이 밀착하는 상황을 의식해 무리하게 행사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양 경축행사에 초대받은 노병들 - 북한 당국자들이 지난 24일 정전협정 체결 70주년(27일) 경축 행사 참가자들을 평양 공항에서 환영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전쟁 노병, 전시 공로자, 열사들의 자손 등이 경축 행사에 초대됐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평양 경축행사에 초대받은 노병들 - 북한 당국자들이 지난 24일 정전협정 체결 70주년(27일) 경축 행사 참가자들을 평양 공항에서 환영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전쟁 노병, 전시 공로자, 열사들의 자손 등이 경축 행사에 초대됐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수도 평양에서 조국 해방 전쟁 승리 70돌 경축 행사가 성대히 진행된다”고 했다. 이달 초부터 북한이 평양 김일성광장 인근에서 군사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는데 대규모 행사 개최를 공식화한 것이다. 전승절 열병식이 열리면 2014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김정은이 10년 만에 직접 참석하는 가운데 최소 10만명에서 많게는 15만명까지 광장을 채울 것으로 예상되고, 열병식에선 신형 무기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통신은 “전쟁 노병, 전시 공로자, 모범 군인, 열사들의 자손 등 온 나라의 축복 속에 지역을 출발한 참가자들이 2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했다. 기념 연회·공연과 주화 발행 등 벌써부터 분위기 띄우기가 한창이다.

중국은 매년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왔다며 6·25전쟁을 일컫는 중국식 명칭) 전쟁의 첫 전투가 벌어졌던 10월 25일을 참전일로 기념하고 정전협정일에는 별다른 기념행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공산당 정치국 위원이자 전국인민대표대회(의회 격) 상무위 부위원장인 리훙중(李鴻忠)이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한다. 코로나 이후 외국 인사의 첫 단체 방북이다. 중국은 최근 지린성 등 접경 지역에서 잇따라 ‘승전’ 기념 행사를 개최하며 북한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도 북한의 초청을 받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군사대표단을 보낸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한미동맹, 한·미·일 공조 강화 분위기 속 이를 견제해야되는 북·중·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대규모 전승절과 열병식 개최를 결정한 건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계기가 마땅치 않기 때문인 측면이 크다. 지난해 초부터 계속된 미사일 도발은 북한이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했고, 오히려 아세안 등 몇 안 되는 우방국들이 등을 돌려 외교적으로 완전히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한미는 ‘핵협의그룹(NCG)’ 출범을 계기로 사실상의 핵동맹으로 진화하고 있고, 이달 18~21일 켄터키함이 부산에 입항하는 등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빈도도 잦아지고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발의 한계에 직면한 북한이 이제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는 게 열병식밖에 없다”며 “경제난까지 심화된 사면초가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행사를 크게 열어 (주민들의) 주의를 분산시키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집권 후 전승절을 상징하는 숫자인 ‘7·27′을 자신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공식화한 김정은의 개인적인 동기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이 숫자에 유독 애착을 보여왔는데, 집권 이후 ‘우리의 7·27′ ‘승리의 7·27′ ‘7·27 행진곡’ 같은 노래들이 다수 제작돼 주민들에게 3대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는 의도로 활용되고 있다. 김정은이 탑승하는 차량 번호(727598) 앞 세 자리가 ‘727′일 정도다. ‘59′는 당 위원장 취임일인 5월 9일, 마지막 숫자 ‘8′은 김정은의 생일(1월 8일)을 의미한다. 코로나 발발 이후 3년 6개월 동안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이 이번 행사를 구실로 국경을 본격적으로 개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은중 기자 김명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  Tel : (02)724-6650,6523  |  E-mail : nkchosun@chosun.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SITE_MANAGER
Copyright © 2013 NK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