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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천안함장 “제 부하 죽인 건 北 만행이죠?” 이재명에 물었다
원선우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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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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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에게 항의를 받고 있다. 전날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 전 함장을 두고 “부하들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에게 항의를 받고 있다. 전날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최 전 함장을 두고 “부하들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연합뉴스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이 열린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행사가 끝나자 최원일(예비역 해군 대령) 전 천안함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 항의했다. 2010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폭침돼 46명이 전사한 천안함 사건을 두고 현충일 직전이었던 전날, 민주당에선 ‘천안함은 자폭’(이래경 전 혁신위원장) “부하들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권칠승 수석대변인) 같은 막말이 불거졌다. 참다못한 최 전 함장이 현충일 행사장에서 직접 이 대표를 찾아간 것이다.

최 전 함장은 이 대표에게 “이야기할 것이 있으니 좀 만나자”고 했다. 그는 “수석대변인이 제가 부하들을 죽였다는데, 이게 이 대표와 당의 입장입니까. 북한 만행이죠?”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대답하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거렸다. 최 전 함장은 이 대표에게 “따로 한 번 좀 뵙고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했고 이 대표는 “네, 네”라고 대답했다. 최 전 함장은 이 대표에게 직접 명함을 전달했지만 이 대표 측에선 6일 밤까지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현충일 메시지에서 “선열들께서 아낌없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호국 정신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했지만 천안함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사과나 유감을 표명하지 않았다. 현충원에서 최 전 함장과 함께 이 대표를 만난 전준영 천안함 생존자예비역전우회장은 “문제 발언에 대한 이 대표의 유감 표명 등을 기대했는데 끝내 아무 말도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천안함 자폭’ 발언에 대해 “정부의 공식 입장을 신뢰한다”고만 했다.

2020년 3월 27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서해수호의날 행사장에서 천안함 전사자의 어머니인 윤청자 여사에게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 장면. /연합뉴스
 
2020년 3월 27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서해수호의날 행사장에서 천안함 전사자의 어머니인 윤청자 여사에게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 장면. /연합뉴스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 책임을 외면하거나 생존 장병을 비하하는 민주당의 태도는 뿌리가 깊다. 폭침 당시부터 야권(野圈) 지지층에선 ‘잠수함 충돌설’ ‘자폭설’ 등 온갖 음모론을 제기했다. 당 지도부마저 이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전사자 유족이 “폭침은 누구 소행이냐”고 묻자 “북한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만 했다. 북한 책임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제3자적 입장에서 남 일처럼 언급한 것이다.

전날 ‘천안함 자폭’ 발언으로 임명된 지 9시간 만에 사퇴한 이래경 전 위원장은 “사인(私人)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생존 장병과 유족에 대한 사과·유감 표현은 전혀 없었다. 그는 6일에도 자신이 마녀사냥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공유하면서 “나의 심정을 나보다 잘 적어줬다”고 썼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의 ‘낯짝 막말’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이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021년 6월 한 당직자가 최 전 함장에 대해 “부하들을 수장시켰다”고 했을 때, 당시 송영길 대표가 이틀 만에 “당대표로서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역 의원인 수석대변인 입에서 나온 참사인데도 민주당은 그냥 덮고 가려 한다”고 했다.

정치권과 학계에선 민주당이 천안함을 지속적으로 폄하하는 모습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수호하려는 태도와도 모순된다고 지적한다. 민주당은 그간 5·18 북한 개입설 등 음모론에 맞서 5·18 왜곡 처벌법을 입법했다. 한 대학 교수는 “5·18 막말은 법적 처벌을 하겠다면서 천안함 막말은 ‘개인적 입장’ 등으로 넘긴다면 누가 납득하겠냐”고 했다.

여당은 이날 ‘이재명 사죄·권칠승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영해를 수호하다가 북한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영령을 욕되게 하는 세력이 더 이상 이 나라에서 발호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웅 의원은 권 수석대변인의 ‘함장은 배에서 내리면 안 된다’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586 싸구려 감성에 깃든 일제 군국주의 망령”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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