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을 떠나 한국에 들어온 장길수(18)군의 나머지 가족 5명이 8일 오후 중국 선양의 일본 총영사관 진입을 시도했으나 공안에 의해 끌려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에 살고 있는 길수군 가족들은 안타까워하며 이들의 신변을 크게 걱정했다.

길수군의 형 한길(21)씨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총영사관에 제대로 진입했더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안타깝고 걱정스럽다”며 “하지만 최악의 순간에서도절대 용기를 잃거나 낙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일본 총영사관 진입을 시도했던 길수군의 나머지 가족 5명은 길수군의 고모 할머니 정경숙씨, 정씨의 아들 김광철씨와 김씨의 부인 및 딸, 김씨의 동생 성국씨인것으로 알려졌다.

한길씨는 “중국을 떠돌며 갖은 고생을 하고 있을 나머지 가족들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만약 고모 할머니 등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된다면 큰 형벌을 받게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들을 위해 한국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떻게든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북한으로 강제송환되지는 않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길씨의 외삼촌 정성철(30)씨는 일본 총영사관 진입에 실패한 5명중 한명인 사촌 김광철씨에 대해 “북한에서도 어려서부터 함께 어울리며 자랐고 커서도 친형제이상으로 친했다”며 “하지만 한국으로 들어올 때 헤어져 항상 걱정스러운 생각에 늘마음 한쪽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성철씨는 또 “당장에라도 중국으로 날아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나머지 가족들이 모두 무사히 한국으로 들어와 살 수 있도록 모두가 도와달라”고 거듭당부했다.

길수가족돕기운동본부는 “길수군의 나머지 가족 5명이 그동안 중국 모처에서 운동본부 등 탈북자 관련단체들의 보호를 받고 있었으며 이들과 관련해 모종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또 “최근 중국 공안의 탈북자에 대한 색출작업이 강화되고 이들 5명의 보호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 여러 묘안들을 찾던 중 일본 총영사관 진입을 택한것으로 안다”며 “현재 중국 현지에서 이들 5명에게 도움을 준 관계자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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