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일 “군사 정찰위성 1호기 제작이 완료됐다”면서 “계획된 시일 내에 발사하겠다”고 했다. 북한은 2016년 연구 목적이라며 ‘광명성 4호’를 발사한 적은 있지만, 군사 목적임을 공식화하고 위성을 쏘는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 딸 주애와 함께 우주개발국 현장 지도 - 북한 김정은(오른쪽에서 둘째)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장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맨 오른쪽엔 김정은의 딸(주애)이 의자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딸 주애와 함께 우주개발국 현장 지도 - 북한 김정은(오른쪽에서 둘째)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장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맨 오른쪽엔 김정은의 딸(주애)이 의자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이 지난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했다면서 “군사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할 수 있도록 최종 준비를 다그쳐 끝낼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연속적으로 수개의 정찰위성을 다각 배치해 정찰 정보 수집 능력을 튼튼히 구축하라는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1호 발사를 시작으로 초소형 정찰위성(큐빅 위성) 등 크고 작은 다수의 위성을 줄줄이 띄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북한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 전략 자산 움직임을 비롯해 패트리엇 발사대 등 한국에 배치된 주요 전력 위치와 타깃을 지금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전술핵탄두 탑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대남 타격 무기를 개발한 만큼, 정찰위성까지 확보하면 보고 때릴 ‘눈’과 ‘주먹’을 다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정찰위성으로서의 성능을 갖추고 있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북한이 작년 12월 ‘정찰위성 개발 시험’ 뒤 서울·인천 등 수도권 일대를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당시 전문가들은 “정찰용으로 쓰기엔 조악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통신이 보도한 사진에서 노출된 정찰위성 이미지를 보면, 조만간 발사할 위성의 모양은 육각형 몸체에 태양전지판 4개를 날개처럼 펼친 형태였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200~300㎏ 무게로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성체 상단에는 태양전지판, 하단부에 정찰용 광학카메라 등을 장착할 것 같다”고 했다. 이 위성을 지구 궤도에 진입시킬 운반체(로켓)로는 지난 13일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의 고체연료 추진 로켓이 이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공식화하면서 이르면 이달 26일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겨냥해 발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북한 위성 발사대 주변에 아직 발사 준비를 위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아 이달 중에 실행에 옮기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