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선양(瀋陽)의 일본 영사관에 진입을 시도했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힌 김광철씨 등 탈북자 5명은 작년 6월 26일 베이징(北京) 주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사무소에 뛰어들어, 닷새 뒤에 한국행에 성공했던 장길수(18)군의 친척들이다.

‘길수 가족’은 망명 당시 12명이었으나, 길수군과 외할아버지 정태준(70), 외할머니 김춘옥(69), 이모 정선희(50), 이모부 이동학(50), 이종사촌 이화영(여·18)·민철(16) 등 7명만 UNHCR 사무소에 진입했으며, 나머지 5명은 들어가지 않았다.

3명은 몽골로 가길 원했고, 2명은 막판까지 몽골행과 UNHCR사무소 진입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고민하느라 합류하지 못했던 것이다.

8일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하려다 붙잡힌 김광철씨 등 5명이 당시 UNHCR 사무소에 진입하지 않았던 5명과 동일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이들을 지원했던 한 NGO 관계자는 말했다.

김씨 일행 5명은 국내 NGO단체들과 연계해 ‘영사관 진입’을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과 연계한 한 NGO관계자는 국내 언론사에 사전에 알려, 현장에 한국 기자들이 미리 대기하고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김씨 일행의 체포소식이 국내에 신속하게 보도됐으며, 인접한 미국 영사관에 탈북자 2명이 진입하려 했던 사실도 동시에 알려지게 됐다.

한편, 길수군 가족들의 탈북은 함경북도 회령에 살던 외할머니가 지난 97년 3월 두만강을 넘은 것을 시작으로, 99년 8월까지 차례로 이뤄졌다. 탈북한 길수 가족과 친척은 4가족 15명이었고 2000년에 한미양이 태어나 일행은 16명으로 늘어났다.

작년 3월에는 길수 어머니 정순실(48)씨 등 5명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됐으며 이들 중 1명만 작년 5월 다시 탈북해 12명으로 늘어났었다.
/ 김인구 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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