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 선양(瀋陽)시 허핑(和平)구의 일본과 미국 총영사관에 각각 진입했다 실패와 성공이 엇갈린 탈북자 망명 사건의 추이가 주목된다.

지난해 6월 장길수군 가족 7명의 중국 베이징(北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사무소 진입을 시작으로 이번까지 모두 7차례 시도된 중국 주재 재외공관을 통한 탈북자들의 난민 지위 인정과 행선지 자유선택권 요구.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이번 사태의 추이를 짚어 본다.

▲왜 선양을 선택했나 올들어 베이징에서 스페인(3.14), 독일(4.25), 미국(4.26), 한국(4.29) 대사관에 대한 탈북자 진입 사건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주중 외국공관 일대의 경비가 대폭 강화된 것을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탈북자에 대한 단속과 경계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베이징 이외의 지역으로 선양이 거사 후보지로 선택됐을 가능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베이징 이외 지역으로는 처음 시도된 이번 프로젝트가 절반 이상의 실패로 끝나 향후 탈북자 망명 프로젝트 추진에 부정적 여파가 우려되기도 한다.

▲미.일 대응 왜 차이나나 현지 미국 총영사관을 택한 송용범(38), 정범철(36)씨 등 탈북자 2명의 성공과 일본 총영사관 비자신청창구 대합실까지 진입했다 중국 인민무장경찰에 체포된 김광철(28))씨 등 길수군의 친척 남자 2명의 비운은 대조가 된다.

물론 일본측은 중국측에 항의하는 등 관할권 논란에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를 받아 들이지 않는 기본 자세와 최근 북일 적십자회담 재개 등을 거론하는 일본측의 대응논리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일부 비판론도 있다.

▲어떻게 준비했나 현재로선 정확히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다만 길수군가족구명운동본부(공동대표 김동규)가 뒤에서 많은 노력을 했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특히 이 단체는 지난해 한국 입국에 성공한 길수군 가족 10명을 나머지 가족과 결합시키기 위해 주도적으로 활동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양의 일본 총영사관을 거사 장소의 하나로 결정한 것으로 미뤄 일본계 의 탈북지원단체도 관여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증거는 아직 아무 것도 없다.

▲망명 실패 5명의 운명은 일단 중국측이 신병을 확보하고 있지만 국제적 이슈로 대두된 만큼 중국측이 일방적으로 북한 강제송환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앞선다.

특히 길수군 가족들이 재탈북 등의 사유로 강제 송환될 경우 북한 당국의 처벌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어서 오히려 인도적 처리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다.

반면 상황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일부 나온다./서울 선양=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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