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측은 '공관의 불가침권을 저촉하는 문제'라는 측면에서 이번 사태를 인식하고 곧 주중대사관을 통해 중국 외교부에 중국 인민무장경찰의 무단침입을 공식 항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 97년 2월 한국으로 입국한 전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였던 황장엽씨 망명 당시의 일화를 떠올리게 한다.
97년 1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산하 조선대학교에서 강연하기 위해 일본 도쿄(東京)를 찾았던 황씨가 당초 망명을 계획했던 곳은 일본이었고 그 꿈을 접어야 했던 곳도 일본이었다.
황씨는 회고록 「나는 역사의 진실을 보았다」에서 '원래 내가 망명을 계획했던 곳은 일본'이라며 '그러나 일본에 온 지 하루도 안 지나서 나는 불길한 예감 속에 그 결행을 미루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총련 쪽에서 나온 사람들이 호위라는 구실로 밤낮없이 내 주위를 겹겹이 둘러싸면서 몸을 뺄 틈을 주지 않았다'며 '결국 일본 망명을 포기하고 한달후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물론 장소가 다르고 사례도 상당히 다르지만 황씨는 일본에 체류할 때 망명의 꿈을 일단 접어야 했고 길수군 친척 5명은 선양주재 일본 총영사관에서 망명 실패라는 고배를 마신 과정에서 공통점은 일본이라는 변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