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8기 5차 확대회의 영상에서 포착된 김정은 당 총비서의 '핵가방' 추정 가방.조선중앙TV 뉴스1
 
지난 12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8기 5차 확대회의 영상에서 포착된 김정은 당 총비서의 '핵가방' 추정 가방.조선중앙TV 뉴스1

지난 12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당중앙군사위 제8기 5차 확대회의 관련 영상에 박수일 인민군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이 왼손에 검은색 가방을 든 모습이 포착돼 주목 받고 있다. 김정은의 ‘핵가방’이라는 추정과 가방의 두께로 봤을 때 ‘서류가방’일 것이란 주장이 엇갈린다.

영상에서 다른 간부들은 오른손에 서류철만 들었는데 박수일 총참모장은 혼자 왼손에 사각형 검은색 가방을 들고, 오른손에 서류철을 들었다. 북한군 작전을 지휘총괄하는 총참모장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 소집된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 의문의 가방을 들고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때문에 이 가방이 ‘김정은의 핵가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떠나기 직전 한 군관계자가 군인이 핵가방을 마린 원으로 운반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20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떠나기 직전 한 군관계자가 군인이 핵가방을 마린 원으로 운반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북한은 김정은 참석하에 열린 이번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한미 연합연습 ‘프리덤 실드’(FS)에 대응하기 위해 “전쟁억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이 토의결정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예년보다 대규모로 진행되는 한미 연합연습에 무력도발로 대응하는 가운데 ‘핵가방’을 공개해 위협 수위를 높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북핵 전문가인 박휘락 전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핵무력을 완성한 김정은이 ‘핵가방’을 공개해 한미 연합훈련에 핵경고를 날린 것”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수도 모스크바의 구세주예수성당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지리놉스키 자유민주당 당수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핵가방을 든 경호원과 동행했다./더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각) 수도 모스크바의 구세주예수성당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지리놉스키 자유민주당 당수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핵가방을 든 경호원과 동행했다./더선

김정은이 핵무기 사용과 관련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핵가방을 만들어 공개했다는 것이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해 9월 ‘핵 선제공격 법제화’를 발표한데 이어 한국 주요 시설을 목표로 한 핵,미사일 훈련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미국과 러시아 등 핵무기를 보유국 정상들은 항상 핵가방을 곁에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에 공개된 미국 핵가방의 경우 45파운드(약 20kg) 무게의 검은색 가방으로 두께가 두툼하다. 일각에선 북한군 총참모장이 든 가방이 이보다 훨씬 얇기 때문에 ‘서류가방’일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류가방 사진만 있어서 판단이 어렵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핵가방과 비슷한 모양과 두께로 닮았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