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의 ‘불법 대북 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8년 북측 인사와 만나는 사진을 전달받는 등 대북 송금 관련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중국 선양에서 북한 조선아태위 김성혜 실장과 만났다고 한다. 이 만남을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사진으로 찍어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에게 보냈고, 방 부회장이 이 사진을 이 전 부지사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것이다. 당시 만남에서 북한 측은 경기도가 북한 내 스마트팜 사업비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 경기지사가 이재명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이 전 부지사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김성혜 실장과 만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전달받은 뒤 “대박”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에게 보냈다고 한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의 불법 대북 송금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한편 수원지검은 이날 쌍방울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김모 전 재경총괄본부장을 구속 기소했다. 김성태 전 회장과 공모해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명목 등으로 800만달러를 국외로 밀반출해 북한 측에 전달한 혐의 등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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