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1월 29일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동포회와 선민네트워크가 제400차 탈북난민강제북송중지호소 수요집회를 하고 있다./조선일보 DB
 
지난 2017년 11월 29일 서울 명동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동포회와 선민네트워크가 제400차 탈북난민강제북송중지호소 수요집회를 하고 있다./조선일보 DB

한국으로 가려던 탈북민 16명이 지난 8일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체포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코로나 방역 기간 중국에서 붙잡힌 탈북민 수가 수백 명일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북·중 국경 봉쇄가 풀릴 경우 중국에 억류된 탈북민들이 대거 북송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탈북 지원 활동가 A씨에 따르면 체포된 탈북민 16명은 중국 동북 3성에 은신해 있던 중 최근 한국 종교 단체와 조선족 브로커들의 안내로 한국에 가기 위해 칭다오에 모였다가 신고를 받은 중국 공안에 전원 체포됐다고 한다. A씨는 “안내자들이 탈북민 구출 모습을 촬영한다며 돌아다니다 중국 측에 적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체포된 탈북민들은 남성 2명, 여성 14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들 중엔 인신매매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칭다오에서 마련한 버스를 이용해 중국 남방으로 이동한 뒤 동남아 국가로 넘어가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단속이 심해져 신분증 검사를 하는 기차는 이용이 어렵다고 한다.

탈북 지원 활동가 B씨는 “중국 내 방역 강화로 현지 활동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일부 단체는 미국 등 후원금을 받기 위해 탈북 과정을 찍으려다 공안에 걸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기간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민의 수가 수백 명대”라며 “현재 북·중 국경 지역 탈북민 수감 시설은 체포된 탈북민이 넘쳐나 일반 (중국인) 구류장에 임시 수감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북·중 국경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이 3월 중 국경을 대부분 개방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는 소문이 있다”며 “국경이 열리면 중국에 수감된 탈북민들이 우선 북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중국 측도 탈북민들을 계속 구금하며 관리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탈북민이 중국에서 체포될 경우 강제 북송되지 않도록 관련국에 요구하는 등 외교적 조치를 취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