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뿌리를 다듬는 북한 주민들. /조선중앙통신
 
칡뿌리를 다듬는 북한 주민들.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지방 교화소(남한의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이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집단 탈출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통일부는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식량난이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었다.

22일 연합뉴스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평안도와 황해도 등 지방 교화소에서 수십 명의 수감자가 집단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탈옥범들은 도주 과정에서 식량 절도 행각을 벌인 데 이어 살인까지 저질러 주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집단 탈출이 일어난 교화소 주변 지역에 대해 몇 달째 야간통행을 금지하고 불심검문과 숙박 검열 등을 실시하며 탈옥범 검거에 주력하고 있지만, 체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최근 2년간 평안남도 개천교화소를 포함해 북한 내 3곳의 지방 교화소에서 수감자 700여 명이 아사 혹은 병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 유입‧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탓에 식량난이 심화하면서 교화소 배식이 매우 열악해졌는데, 교화소 관리원들이 이마저도 식량을 빼돌려 검은돈을 착복하면서 수감자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교화소 내 의료지원도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고 한다. 수감자들은 잦은 구타와 고강도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지만 다쳐도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화소 안에서 전염병이 창궐해 수십 명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통일부는 21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량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는데, 새로운 양곡 정책을 도입하면서 개인 간 곡물 거래를 통제했고, 식량 분배에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최근에는 ‘부촌’으로 불리는 개성에도 하루에 수십 명씩 아사자가 발생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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