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ICBM 발사 이틀 만인 20일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북은 방사포에 전술핵까지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적의 작전 비행장당 방사포 1문, 포탄 4발을 할당했다”고도 했다. 북이 핵을 방사포에 쓸 수 있을 만큼 소형화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아직 이를 위한 핵실험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 문제일 것이다. 심각한 것은 북의 대남 핵공격 공언이 반복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구체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술핵은 순전히 한국을 겨냥한 것이다. 북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부터 초대형 방사포 등 ‘신종 무기 4종 세트’로 불리는 전술핵 무기 실험을 시작했다. 김정은은 2021년 1월 노동당 대회에서 전술핵 개발을 공개 지시했고, 김여정은 2022년 4월 전술핵을 거론하며 “남조선군 전멸”을 협박했다. 그 직후 북은 신형 전술핵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그런데도 문 정부는 임기 내내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군 서부전선 장거리 포병부대에서 20일 오전 초대형 방사포가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북한군 서부전선 장거리 포병부대에서 20일 오전 초대형 방사포가 발사되고 있다. /조선중앙TV·뉴시스

북의 핵개발은 처음부터 한국을 노린 것이었다. 미국까지 날아가는 ICBM을 개발하는 것은 미군의 한국 지원을 막고 유엔 제재를 풀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다. 실제 군사적으로 사용할 상대는 한국뿐이다. 하지만 역대 민주당 정권은 북핵의 실상을 외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핵을 공격용이라고 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했고, 정세현 전 통일장관도 “북핵은 남(南) 공격용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세상에 협상용으로 핵탄두를 수 백개나 만드는 나라가 있나. 북핵 개발 초기 김대중 정부는 “북은 핵을 개발할 능력도 없다”고 했고, 노무현 정부는 “북이 반드시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했다. 북에게 매년 쌀과 비료 수십만톤을 퍼주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통해 달러도 공급했다. 그래놓고도 단 한번도 반성한 적이 없다. 북한이 아니라 도리어 우리 탓을 해왔다.

북은 이날 방사포탄 2발이 우리 공군 F-35 전투기가 있는 청주 기지와 주한미군 군산 공군기지를 겨냥했음을 시사했다. 실제 북한이 방사포 세례만 퍼부어도 한미 최신예 전투기들은 떠보지도 못하고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미는 북 방사포에 대한 뚜렷한 요격 수단이 없다. 북의 핵 미사일 폭주를 변호하고 방치한 대가는 이제부터 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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