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 측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지목된 가운데 무기를 선적했던 열차가 북한으로 돌아올 때 러시아산 백마가 다수 실려 있었던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러시아에 무기를 팔아 민생 물자 대신 김정은 일가와 고위층을 위한 말을 반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 소식통은 “이때 들여온 백마가 지난 북한 열병식에서 ‘김주애 백마’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8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을 올랐던 백마와 김정은의 딸 김주애 소유로 추정되는 백마를 공개했다. 맨 오른쪽이 김정은 백마, 그 뒤가 김주애 소유 추정 백마./조선중앙TV 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지난 8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을 올랐던 백마와 김정은의 딸 김주애 소유로 추정되는 백마를 공개했다. 맨 오른쪽이 김정은 백마, 그 뒤가 김주애 소유 추정 백마./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에서 백마는 지도자나 장군이 타는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은 김정은, 리설주 등이 백마를 탄 모습을 여러 차례 공개하며 최고 지도자 일가의 권위를 부각해왔는데 다수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은 지난해 오를로프종 준마(駿馬) 51마리가 러시아 연해주에서 북한으로 수출됐다고 밝혔다. 2019년 10월 김정은이 리설주, 김여정 등과 백두산으로 ‘군마 행군’을 나섰을 때 탔던 백마와 같은 품종이라고 한다.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11월 2년 만에 북·러 열차 운행이 재개됐는데 코로나로 민생·방역에 어려움을 겪은 북한이 민생 물자는 뒤로하고 김정은 일가와 고위층을 위한 사치품부터 가장 먼저 반입한 것”이라고 했다.

이달 8일 군 창설 75주년 열병식에서는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소유한 백마가 등장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김주애 백마는 김정은이 탔던 백마 다음으로 등장하는데 조선중앙TV는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충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간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김주애 소유 백마까지 공개한 것을 두고 김정은의 딸이자 백두혈통 4세대임을 대내외에 공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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