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인 태영호 의원이 지난 13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추모비에 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인 태영호 의원이 지난 13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추모비에 참배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제주 4·3사건은 김일성 일가가 자행한 만행’이라고 말한 자신의 발언 논란에 대해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 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김일성 일가 정권에 한때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한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이야말로 4·3 정신에 반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태 의원은 전날 전당대회 합동연설에서 “어제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해 무고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면서 분단의 아픔을 또다시 느꼈다”며 “4·3 사건의 장본인인 북한 김씨 정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억울한 희생을 당하신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제주 지역 출신 송재호·위성곤 의원과 박용진 의원은 “4·3 희생자와 유가족 상처에 또다시 상처를 덧댄 망언” “반복되는 정부여당의 낡은 색깔론 장사” 등 태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고 사과를 촉구했다.

태 의원은 “나의 용서 구함을 부디 순수하고 진실하게 받아주었으면 한다”며 “나는 좌우 이념, 남북 분단에서 비롯된 역사적 아픔을 극복하고 북한 주민들과 자유 통일 대한민국을 완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목숨 걸고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북한에서 4·3 사건에 관해 보고 들었던 내용을 상세히 적었다. 그는 “해방 후 혼란기에 김일성은 유엔의 남북 총선거 안을 반대하고 대한민국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며 5·10 단독선거를 반대하기 위해 남로당에 전국민 봉기를 지시했다”며 “4·3 사건 주동자 ‘김달삼·고진희’ 등은 북한 애국열사릉에 매장돼 있고, 이들을 미화한 북한 드라마를 유튜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남한 전역에서 있었던 남로당 활동의 정점에 김일성과 박헌영이 있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태 의원은 과거 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유사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도 ‘원래 시작은 공산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지만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이 문제는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해서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며 “진실한 본인의 마음을 폄훼하고 논란을 만드는 일이 과연 4.3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어떤 위로가 되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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