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에 참석한 김주애가 아버지 김정은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열병식에 참석한 김주애가 아버지 김정은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의 딸 주애가 아빠의 얼굴을 두 손으로 쓰다듬으며 ‘백두혈통’임을 과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전날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절 75주년 열병식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김주애는 검은색 모자와 코트를 착용한 모습으로 김정은의 손을 잡고 레드카펫 위를 걸었다. 리설주는 한 걸음 정도 떨어져 부녀 뒤를 따랐다.

지난 8일 저녁 북한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김정은 바로 옆에서 열병식을 바라보고 있다./노동신문 뉴스1
 
지난 8일 저녁 북한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김정은 바로 옆에서 열병식을 바라보고 있다./노동신문 뉴스1

이날 오후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열병식 영상에는 김정은과 김주애의 더 친밀한 모습이 나온다. 김주애가 아빠의 얼굴을 스스럼없이 어루만지고 양쪽 뺨을 쓰다듬는 장면이다. 마치 자신의 백두혈통 지위를 과시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러자 김정은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화답한다. 이어 김주애는 장병들이 행진하며 “백두혈통 결사옹위”를 반복해 외치는 것을 내려다보기도 했다.

김정은이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딸 주애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이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딸 주애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 처음 모습을 비춘 건 지난해 11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서다. 이어 같은 달 26일 화성-17형 발사 공로자들과의 기념 촬영까지 동행했는데, 현지 매체들은 이를 보도하며 ‘제일로 사랑하시는 자제분’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극존칭을 사용했다.

새해 첫날 역시 북한은 김정은과 김주애가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무기고를 나란히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주애는 또 지난 7일 건군절 75주년 기념 연회에도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모두 군 관련 행사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각) “김정은이 중학생 딸을 후계자로 내세우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김정은이 일찌감치 후계자의 정체를 드러내고 4대 세습을 암시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을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판단이 섣부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정은의 아들이 있는 상황에서 김주애가 후계자임을 결론 내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한편 통일부는 “후계 구도는 이른 감이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을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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