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여당 일부 의원과 가진 비공개 만찬에서 북핵 위협을 언급하며 “일부 전문가는 우리도 결단하면 단기간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하지만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존중하기 때문에 미국과 협의해 북핵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27일 이틀에 나눠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10여 명과 만찬을 가졌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성과를 설명하는 한편 북핵 위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우리가 기술이 없어서 핵무기를 못 만드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NPT에 따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외에는 핵을 가질 수 없으니 미국과 잘 협의해 대응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결단하면 6개월 안에 핵무기 시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 의견도 언급했다고 한다. 또 북한 농축 우라늄 보유 상황 등을 언급하며 “북핵 억제를 위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대북 확장 억제를 강조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북핵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경우를 전제로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과학기술로 더 빠른 시일 내에 우리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미국의 핵 자산 운용 과정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자체 핵무장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최근 출간된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 회고록도 언급했다고 한다. 회고록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한 폼페이오에게 중국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한반도에 주한 미군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북한은 주한 미군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주한 미군 관련 발언은 김정은이 폼페이오에게 처음 한 말이 아니고, 김정일이 김대중 대통령에게도 했던 말”이라고 했다고 한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대외 선전과 북한의 속내는 다를 수 있고, 정확한 분석과 원칙에 따른 일관된 대북 접근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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