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2000년 10월 미국 장관급 인사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한 미 프로농구(NBA)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의 사인 농구공. /‘조선의 출판물’ 캡처 연합뉴스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2000년 10월 미국 장관급 인사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한 미 프로농구(NBA)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의 사인 농구공. /‘조선의 출판물’ 캡처 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국제사회에서 받은 선물을 소개하는 화보가 공개됐다. 화보에는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은 물론 ‘적국’인 미국에서 받은 선물도 포함됐지만 남한과 관련해선 어떤 언급도 없었다.

30일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운영하는 ‘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에는 지난해 12월 북한 국제친선전람관이 발간한 화첩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드린 선물’이란 제목으로 관련 사진이 올라왔다. 국제친선전람관은 1978년 8월 평안북도 향산군 묘향산에 6층 규모의 건물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이 받은 선물을 보관·전시하고 있다.

화보는 210여쪽 분량으로, 서문에서 “이 화첩에는 김정일 동지께 170개 나라 각계층 인사들과 국제기구들에서 드린 4만여 점의 선물들 가운데 일부를 편집했다”고 소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주석이던 2008년 8월 김정일 위원장에게 옻칠병풍 '청명상하도'를 선물한 장면./조선의 출판물 캡처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주석이던 2008년 8월 김정일 위원장에게 옻칠병풍 '청명상하도'를 선물한 장면./조선의 출판물 캡처 연합뉴스

화보엔 김정일 위원장이 2000년 5월 중국을 찾아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수예 작품 ‘보춘도’를 선물 받는 모습, 2011년 7월 김정일과 앳된 얼굴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장더장(張德江) 중국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친선대표단이 준 선물을 바라보는 모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주석이던 2008년 8월 김정일 위원장에게 옻칠병풍 ‘청명상하도’를 선물한 장면 등이 실렸다.

또 김 위원장이 2001년 8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은으로 된 다기(茶器)를 선물 받았다고 전하며 “선물에는 로조(북러) 친선관계를 더욱 공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인민의 뜨거운 마음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2001년 8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은으로 된 다기(茶器)를 선물 받고 대화하는 모습. /조선의 출판물 캡처 연합뉴스
 
김정일 위원장이 2001년 8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은으로 된 다기(茶器)를 선물 받고 대화하는 모습. /조선의 출판물 캡처 연합뉴스

미국에서 받은 선물도 선전했다. 2000년 10월 미국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한 고(故)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부 장관이 선물한 농구공이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당시 농구광으로 알려졌던 김 위원장에게 미국 프로농구(NBA) 슈퍼스타였던 마이클 조던의 사인이 적힌 농구공을 선물하고 6시간이 넘는 공식 회담과 만찬, 공연 관람을 함께했다.

그러나 남측에서 받은 선물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2000년 김정일 위원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당시 우리 측은 청와대에서 준비한 진돗개 2마리와 60인치 컬러TV 1대, VTR 3세트, 전자오르간 등을 전달했다. 2007년 김정일 위원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 때는 경남 통영의 나전칠기로 만든 12장생도 8폭 병풍, 다기와 명품차, DVD 세트, 드라마·다큐멘터리·영화 CD 등을 선물했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만난 2018년 정상회담 때도 남북은 선물을 주고받았지만 선물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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