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작년 12월 북한 무인기 도발 상황을 상정해 경기도 양평군 가납리 일대에서 대응 및 격멸훈련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마' 발사대. /합참 제공
 
합동참모본부가 작년 12월 북한 무인기 도발 상황을 상정해 경기도 양평군 가납리 일대에서 대응 및 격멸훈련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마' 발사대. /합참 제공

작년 12월 북한 무인기 침범 사건 당시 군의 3대 전파·공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군은 북한의 도발 등이 있을 때 고속지령대와 고속상황전파체계,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 등을 이용해 상황을 각급 부대에 전파하고 입체적인 대응에 나선다. 하지만 북한 무인기 침범 사건 때는 이와 같은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았고, 대신 유선 전화만 사용했다. 군에서는 시스템을 활용하지 못한 주먹구구식 대응으로 무인기 침범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 침투 당시 이를 처음으로 탐지한 방공 부대는 긴급통신망인 ‘고속지령대’를 통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각급 부대에 전파해야 했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대응 작전 실행을 위한 상황 전파망인 ‘고속상황전파체계’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 고속상황전파체계는 주로 작전 계통에서 이용한다. 이와 같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대응하는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 역시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전방의 무인기 추정 항적은 새떼를 오인한 것으로 판명 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고속지령대 등을 사용해 상황을 전파했다가 오인으로 드러나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을 제대로 사용 못 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초 상황을 포착한 육군 1군단 예하 방공부대는 대신 일반 유선 전화로 다른 부대에 내용을 전파했다. 상황 전파 시간도 무인기 침범 40여분이 지난 뒤였다. 무인기 대응 작전 체계인 ‘두루미’는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은지 1시간 30분 뒤에야 발령됐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초기 상황 판단을 잘못해 늑장 보고를 하고, 군 전파·공유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일부 영관급 장교 등에게 ‘과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군단장, 공군작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 지상작전사령관 등 4명의 고위급 장성 역시 지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들 고위 장성을 지휘 책임 문제로 문책할지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