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3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장관에게 중국 공산당 위협으로부터 한반도를 지키려면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폼페이오 전 장관은 24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출간한 회고록 ‘한 치도 양보하지 말라(Never Give an Inch):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해 싸우다’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책에서 폼페이오는 2018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났을 때 “중국 공산당은 줄곧 ‘주한미군이 한국을 떠나면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행복해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하자 “김정은이 웃으며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들’이라고 외쳤다”고 말했다.

폼페이오는 “김정은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 내 미국인들이 필요하며, 중국 공산당은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다루기 위해 미국의 철수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는 “김정은은 (중국으로부터의) 보호를 필요로 했다”며 “한반도에서 미국의 미사일이나 지상 전력이 증강되는 것을 북한인들은 전혀 싫어하지 않는다”고 기록했다.

2018년 6월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처음 만났던 순간의 일화도 회고록에 담겼다. 트럼프가 자신이 영국 가수 엘턴 존의 노래 제목을 따서 김정은에게 “리틀 로켓 맨”이란 별명을 붙인 것은 좋은 뜻이었다고 말하자, 김정은은 “‘로켓 맨’은 오케이. ‘리틀’은 낫 오케이”라고 답했다고 했다.

2019년 6월 30일 트럼프의 방한 당시 판문점에서 있었던 남·북·미 정상회동에 대해 폼페이오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역사적 만남에 참여하겠다고 요구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몇 번이나 내게 직접 전화를 했고, 나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만 만나는 쪽을 선호한다’고 잘 준비된 대답을 했다”고 했다. 폼페이오는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내줄 시간도 존경심도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이라고 회고했다.

폼페이오는 또 김정은은 미국이 종전 선언을 해주기를 바랐지만, 실제 평화협정에는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이 자신의 방북 즈음 북한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국무부 연례 인권 보고서가 나온 것을 언짢아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배를 침몰시키고 사람들을 실종시키며 무고한 이들을 죽이는 것을 그만두라. 그러면 그 보고서도 없어질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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