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핵 전력을 공동 기획(Joint Planning)하고 공동 연습(Joint Exercise)하는 방안 이행을 이르면 올 상반기 추진하는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본지에 “미 측과 아직 협의 중인 사안”이라면서도 “가급적 이른 시기에 핵 공동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 본지 인터뷰에서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0일 한미 연합공군훈련을 위해 한반도 인근에 전개한 美 B-52H, F-22, C-17이 함꼐 비행하고 있다./국방부
 
지난해 12월 20일 한미 연합공군훈련을 위해 한반도 인근에 전개한 美 B-52H, F-22, C-17이 함꼐 비행하고 있다./국방부

핵전력 공동 기획·연습은 지난해 11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진전을 본 사안이다. 미국의 핵 투발 전략폭격기인 B-2나 B-52의 작전을 우리 공군 전투기가 엄호하는 등 같이 비행하며 지원하는 훈련을 ‘스노캣(SNOWCAT·Support of Nuclear Operations with Conventional Air Tactics)’이라고 한다. 한미의 핵전력 공동 연습은 일차적으로 ‘스노캣’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우리 전투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미 전략폭격기와 함께 훈련한 적은 있지만, 이는 실전을 가정한 핵 훈련은 아니었다. 군 소식통은 “핵과 관련한 실전용 스노캣 훈련이 진행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핵전력 3축 가운데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공동 훈련은 억제 메시지의 효과가 가장 좋은 방식으로 꼽힌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작전이 한반도에서 거리가 먼 태평양 수중에서 이뤄지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훈련은 중국과 러시아 반발을 미국이 감안해야 한다.

핵전력 공동 연습과 병행하는 ‘공동 기획’은 미국의 핵 정책·전략, 작전 계획, 억제·대응 방안 등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의 핵 의사 결정에 동맹국 한국이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한미의 핵 공동 기획·연습은 북한의 핵 도발 시도를 차단하고, 한국에는 핵우산(확장 억제) 신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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