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들과의 조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들과의 조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 인터뷰에서 한·미의 ‘핵(核) 공동기획·운영’에 대해 “핵 공유 못지않은 실효적 방안”이라고 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선 “거부할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도 “보여주기식으로는 안 된다”고 했고,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범은 ‘소프트 테러’로 규정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 횟수
 
북한 탄도미사일 도발 횟수

-최근 북한 무인기 사태로 국민 걱정이 많다. 응징·보복과 평화를 위해서는 압도적인 전쟁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도발이나 침략 행위에 대해서 단호하고 즉각적인 자위권 행사를 해야 한다. 그것이 오히려 확전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은 역사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그리고 북한 소형 무인기는 군사적 가치보다는 민심을 교란시켜 우리의 국가 시스템 작동을 방해하기 위한 일종의 ‘소프트 테러’라고 본다. 신속하게 대비책을 만들겠다.”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군을 크게 질책했다. 군을 앞으로 어떻게 바꿔 나갈 생각인가.

“싸우는 것에 대한 자신감, 또 싸우면 이긴다는 결의가 충만한 군대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만의 훈련이 아니라 동맹국과의 다양한 전력을 활용한 실효성 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동안 그런 것들이 제대로 안 돼 왔기 때문에 취임 초부터 훈련하는 군대를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전 정권들은 대화를 통해 북을 비핵화할 수 있다는 일종의 환상을 가져왔던 것 아닌가. 이에 맞서 실질적 핵 공유나 전술핵 재배치 같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조야에서도 한국도 핵을 보유하고 북한과는 핵 군축 개념으로 접근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제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의 유지는 여전히 중요하다. 과거 ‘핵우산’이라는 개념은 북한이 핵을 개발 하기 이전에 소련·중국에 대한 대비 개념이었다. 소위 ‘확장 억제’라는 것도 미국이 알아서 다 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것인데, 지금은 그런 정도로 우리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미국 정부도 어느 정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

-실효적 대응 방안이 뭔가.

“이제는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도 이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다.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계획과 정보 공유, 연습과 훈련은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 한미가 공동 참여한다는 의미에서 종전의 확장억제 개념에서는 굉장히 진전된 것이다.”

-한국식 ‘핵 공유’라고 볼 수 있나.

“핵 공유라는 말은 사실 미국이 부담스러워한다. 그 대신 한·미가 공유된 정보를 토대로 핵전력 운용에 관한 계획은 물론 연습과 훈련·작전을 함께한다는 개념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그것이 사실상 핵 공유 못지않은 실효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전쟁 중에도 대화를 하는 법이다. 여건이 되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생각인가.

“당연하다. 정상회담을 거부할 이유는 전혀 없다. 다만 보여주기식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국민들도 조금 식상해하지 않나. 우선 인도적인 대화부터 시작해서 남북 간에 접촉과 대화의 문을 열면서 양국이 어젠다에 대해 어느 정도 논의가 있으면서 방향을 잡아놔야 한다. 그래야 남북 정상이 만나 유익한 결과를 내고 그것을 국민들과 주변 국가에 알릴 수 있다. 만남을 거부할 이유가 없지만 보여주기식의 만남이 한반도 평화에 과연 도움이 되겠나.”

/인터뷰=주용중 편집국장, 정우상 정치부장, 조형래 산업부장, 최재혁 사회부장

정리=최경운·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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