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성적인 식량난에 한파까지 겹친 북한에서 얼어 죽거나 굶어 죽는 주민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북한 황해북도 승호군 안전부가 배포한 행방불명자 수배전단의 일부. /RFA
 
북한 황해북도 승호군 안전부가 배포한 행방불명자 수배전단의 일부. /RFA

보도에 따르면,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요즘 하루 한 끼 먹을 식량이 없어 한지로 떠도는 꽃제비(노숙 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주로 역전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빌어먹거나 훔쳐 먹으며 버티던 꽃제비들이 죽은 시체로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해당 지역 안전부에서는 주민들에게 ‘사회주의 영상을 흐리는 꽃제비들을 제때 신고해 구호소에 보낼 것’을 주문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꽃제비를 없애려면 그들을 먹일 식량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다”고 했다.

황해북도의 한 사법기관 간부 소식통은 RFA에 “요즘 겨울 추위가 닥치고 식량사정이 악화하면서 행방불명된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에 사법당국에서는 행방불명된 주민을 찾는다며 그들의 인적사항이 적힌 전단지를 각 지역 안전부와 인민반에 돌리고 있다”고 했다.

이 간부 소식통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한 노동자가 지난 7월 가출해 소식이 두절됐다가 적발됐는데, 11월 다시 행방불명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면서 “사법당국에서는 모든 행불자를 국경을 넘어 탈출하려는 범법자로 지목하고 수배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북한이 올해 전 주민이 46일 간 먹을 수 있는 쌀을 구매할 수 있는 비용을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허비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김정은 집권 이후 지난해 최악의 식량난을 겪은 후 증산에 주력했으나 기상 악화와 비료 부족으로 올해 수확량(451만t)은 전년 대비 18만t이 감소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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