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59)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북한이 ‘김정남 암살’과 비슷한 수법으로 김일성을 비판한 자신을 암살하려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1980년대 ‘강철 서신’이란 문건으로 대학가에 주체 사상을 전파했으나 1990년대 북한 인권 운동가로 전향했다.
김 위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016년 3월 열린 학술 발표회 당시 40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정장 차림의 조선족 남성이 다가와 악수를 청하길래 손을 잡고 1분가량 대화를 나눴다”면서 “두 달쯤 뒤 국정원에서 연락이 와 해당 남성이 북에서 보낸 암살 요원이라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악수를 한 것이 암살 시도였다는 것이다.
그는 “해당 남성이 독약을 묻힌 손으로 표적을 만져 살해하는 수법을 사용한다고 국정원이 전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달 뒤 미국 중앙정보국(CIA)도 지인을 통해 같은 내용을 전해줬다고 김 위원은 주장했다. 이 수법은 지난 2017년 2월 북한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할 때 사용한 방법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김 위원은 밝혔다. 당시 북한은 김정남 얼굴에 화학 무기를 발라 살해했다.
김 위원은 “(북한이) 독약을 적게 묻혀서 (암살에) 실패했거나, 실제로 독약을 묻히지는 않고 내가 암살의 표적이 됐다는 정보를 흘려 위협만 하려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그는 2015년 말 출간한 책에서 “김일성이 주체사상을 잘 모르더라는 내용이 들어있다”며 “아마 북한이 분노할 만한 내용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 위원은 1991년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났지만 김일성의 주체사상에 대한 무지와 북한의 비인간적 분위기에 실망해 북한 인권 운동가로 전향했다. 그는 “북한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북한 활동가 등 수십 명이 총살돼 고통스럽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