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 장관은 12일 화상으로 회담을 갖고 “항공편 증편, 인적 교류와 문화 콘텐츠 활성화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자”고 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 “추가 도발과 핵실험을 자제시키는 것이 한·중 간 공동 이익”이라 했고, 왕 부장은 “한반도 문제에서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2일 오후 화상으로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한중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방한(訪韓) 등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외교부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2일 오후 화상으로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한중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방한(訪韓) 등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외교부

외교부는 이날 박 장관과 왕 부장이 약 75분 동안 화상 회담을 갖고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지난달 처음 열린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 “새로운 한중 협력의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며 “시진핑 주석의 방한(訪韓) 등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이날 회담에선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언급한 외교·국방 차관 간 ‘2+2 대화’와 1.5트랙(반민반관) 대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박 장관은 “북한이 올해 역대 최다 횟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비롯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한편 한중은 이날 “공급망 관련한 소통과 항공편 증편, 인적 교류 확대 및 문화 콘텐츠 교류를 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 협력하자”고 했다.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지난 6년간 한중 교류의 장애물로 작용한 가운데 해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왕 부장은 미 의회를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미국은 국제 규칙의 건설자가 아닌 파괴자임을 재차 입증했다”며 “각국이 응당 나서서 세계화에 역행하는 낡은 사고와 일방적 패권 행태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IRA가 한국과 중국 등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고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중국이 한국 면전에서 동맹국인 미국을 직접 거명하며 비판한 것이다. 양자 회담에서 제3국을 실명 비난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중국이 한국과 미국 사이를 ‘갈라치기’하려 시도한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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