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둘째 딸로 추정되는 김주애만 최근 두 차례 공식석상에 대동한 것을 두고 한 한반도 전문가는 “김정은 일가를 영국 왕실 같은 권위 있는 왕조로 만들고 싶다는 의도”라며 “김주애만 공개한 건 외모가 가장 뛰어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10세 딸도 '리설주 스타일'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개발·발사 공로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김정은 곁에 그의 둘째 자녀인 딸 ‘김주애’가 서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최근“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며 27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김주애는 어머니이자 김정은의 아내인 리설주(오른쪽 사진)와 비슷하게 옷을 갖춰 입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10세 딸도 '리설주 스타일'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개발·발사 공로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김정은 곁에 그의 둘째 자녀인 딸 ‘김주애’가 서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최근“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며 27일 이 사진을 공개했다. 김주애는 어머니이자 김정은의 아내인 리설주(오른쪽 사진)와 비슷하게 옷을 갖춰 입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당국은 지난달 18일 발사한 신형 ICBM ‘화성-17형’의 성과를 보도하며 김주애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9일 뒤 김 위원장은 ICBM 시험발사 성공 축하 행사에도 김주애를 대동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주애에게 ‘존귀하신 자제분’이라는 극존칭까지 썼다.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牧野愛博)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두 차례나 공식석상에 데리고 나온 이유에 대해 “김씨 일가를 영국 왕실 같은 권위 있는 왕조로 만들고 싶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달리 권력투쟁을 경험하지 않고 최고지도자가 됐다. 그 근본은 세습과 백두혈통밖에 없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미사일 시험발사 관계자가 김 위원장에게 쓴 서한에는 ‘오로지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실하겠다’고 쓰여 있었다고 한다. 특히 요즘에는 ‘열린 왕실’이 세계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딸을 공개하면서 세계 왕실과 똑같은 권위나 격이 있다고 강조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게는 세 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왜 딸 김주애만 공개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마키노는 “김 위원장과 리설주여사가 상의해서 가장 외모가 뛰어난 자식을 고른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김주애를 먼저 공개한 건 부모님의 큰 애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김 위원장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육성하고 있는 건 같지 않다고 봤다. 그 이유에 대해선 “아직 김 위원장이 30대고, 계속 최고 지도자 자리를 유지할 생각이 있다. 김 위원장은 김주애를 ‘열린 로열패밀리’를 연출하는 역할로 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주애를 공개하는 게 북한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까라는 진행자 질문에 마키노는 “북한 주민들이 김 위원장 가족 모습에 공감하는 일은 절대 없다. 북한 경제는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 주민 중 많은 사람은 하루에 세끼를 먹기가 너무 어려워 이를 걱정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주민들이 고급스러운 옷차림으로 김 위원장과 함께 김주애를 경외하는 걸 저는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내보다는 해외에 대한 선동의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북한 당국은 국내에 불만이 많아져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의 불만들을 무시하고 강압적인 정치를 추진하려 함이 틀림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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