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적도 기니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적도 기니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전임 대통령인 삼촌을 죽이고 정권을 잡은 뒤 43년째 독재를 하고 있는 아프리카 적도 기니의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 대통령(80)이 또 다시 임기를 연장할 전망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오비앙 대통령은 이날 적도기니 대선을 치렀다. 그의 6선 도전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야당 후보들도 출마했지만 가능성은 낮다. 아나 루치아 사 리스본대 교수는 “선거는 그냥 화장품 같은 것”이라며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오비앙이 95%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지 활동가인 투투 알리칸트 역시 로이터에 “대선에서 사람들은 정부가 기대하는 대로 한 표를 행사할 것”이라며 “적도 기니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기 떄문”이라고 전했다.

적도기니는 1968년 스페인에서 독립했다. 이후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가 초대 대통령에 올랐지만 조카인 오비앙 현 대통령의 쿠데타로 쫓겨난 뒤 총살됐다. 이후 오비앙은 90%가 넘는 지지율로 내리 5선을 해냈다. 국토는 한반도의 8분의 1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462달러나 된다. 하지만 대통령 일가가 독재와 부정부패로 부를 독식해 빈부 격차가 심각하다.

실제로 오비앙 대통령의 아들인 테오도린 응게마 오비앙 적도기니 부통령은 2019년 스위스 당국에 돈세탁 및 공공자금 남용 혐의로 롤스로이스,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초호화 차량 25대를 압류당하기도 했다. 차량 낙찰 대금만 2700만 달러에 달했다.

오비앙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북한 정부로부터 ‘국제김정일상’을 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이 상은 북한 정부가 2012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21주년을 맞아 제정했다. 당시 오비앙은 자국을 방문한 김기남 노동당 비서로부터 이 상을 받으면서 과거 김일성 주석을 면담한 것을 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