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2년 당,정,군 간부용으로 제작,상영한 '선군조선의 어머니'기록영화에서 어린시절 김정은과 생모 고용희의 모습/조선DB
 
북한이 2012년 당,정,군 간부용으로 제작,상영한 '선군조선의 어머니'기록영화에서 어린시절 김정은과 생모 고용희의 모습/조선DB

북한이 16일 ‘어머니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런데 김정은이 자기 어머니는 공개 못하고, 할머니인 김정숙만 노동신문에 집중 조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조국의 미래를 키우는것은 어머니들의 크나큰 긍지이고 영예이다’사설을 실은데 이어 6개 면에 어머니와 여성 관련 기사 및 사진을 게재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노동신문은 2면에 김정은의 할머니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시에 120세대의 농촌주택이 완공된 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김정숙교원대학’ 준공식이 회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어머니날을 계기로 할머니 김정숙의 고향 회령시를 부각한 것이다.

집권 10년차에도 자신의 생모 고용희를 드러내지 못하는 김정은의 콤플렉스를 할머니를 통해 세탁하려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은 혈통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집권초기부터 김일성 흉내를 내고, 조모 김정숙을 적극 내세웠다. 김정은이 집권 후 김일성의 생일 태양절, 김정일의 생일 광명성절을 크게 기념하면서도 본인의 생일은 공식적으로 챙기지 못하는 것도 출생의 비밀이 공론화 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는 일본 오사카 출신으로 9살 때 귀국선을 타고 북한으로 간 귀국동포다. 북한은 평양 대성산에 고용희의 무덤도 크게 만들어 놓았지만, 주민들에게는 이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반쪽바리’ ‘후지산 줄기’로 취급 받는 재일 교포 출신 생모의 존재를 공개할 경우 소위 ‘백두혈통’의 정통성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김정은이 집권 10년차에도 어머니와 자신의 가계도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재일 교포’출신인 어머니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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