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청년회가 주최한 '이북 바로 알기' 세미나 교육 자료. /안산시청 조선일보
 
안산청년회가 주최한 '이북 바로 알기' 세미나 교육 자료. /안산시청 조선일보

지난 2018년 ‘세월호 피해 지원비’를 받아 김정은 신년사 학습 세미나 등을 개최한 시민단체 ‘안산 청년회’는 과거 주사파 주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내용을 지역 대학생 등에게 강연했던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이 단체는 2018년 이전에도 페이스북 등에 유사한 친북 성향 내용을 올려놨는데도 안산시는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2500만원을 지원했다. 안산시가 지원 대상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안산 청년회’는 2018년 2차례 걸쳐 안산시로부터 2500만원을 지급받고 각종 친북 성향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그해 ‘대학생 통일열차 서포터즈 커리큘럼’이라는 교육 강의를 열고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와 김일성 부대’ ‘김일성 항일 투쟁의 진실’ 같은 제목의 영상을 상영했다는 내용의 사업 보고서를 안산시에 제출했다. 이 강의는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식량) 자급률은 90%’ ‘(문재인 정부 시기) 남북 관계 파탄의 원인은 미국의 내정 간섭과 한미 워킹그룹 때문’ ‘한국 정부가 미군 위안부를 관리·운영’ 등과 같은 내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평양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북한 주민 대다수가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는 국제기구 보고서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한미 워킹그룹은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 경협을 위해 한미가 대북 제재 문제를 신속히 협의하기 위해 운용된 외교 채널인데, 당시 북한 선전 기구들은 이 채널이 ‘미국의 내정간섭 협의체’라고 지속적으로 비난했었다. ‘안산 청년회’는 북한의 선전을 그대로 가져와 ‘북한 바로 알기’라는 식으로 교육을 한 것이다.

안산청년회가 주관한 '이북 바로 알기' 세미나의 강연 자료 중의 하나. '북한'이라는 나라는 없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풀 네임'을 알아야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안산시청 조선일보
 
안산청년회가 주관한 '이북 바로 알기' 세미나의 강연 자료 중의 하나. '북한'이라는 나라는 없다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풀 네임'을 알아야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안산시청 조선일보
안산청년회가 주관한 '통일운동의 흐름' 세미나 발표 자료의 일부. 1989년 임수경씨가 밀입북했을 때의 사진이 실려있다. /안산시청 조선일보
 
안산청년회가 주관한 '통일운동의 흐름' 세미나 발표 자료의 일부. 1989년 임수경씨가 밀입북했을 때의 사진이 실려있다. /안산시청 조선일보

이 단체는 소속 청년들에게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강의 참석자는 대부분 대학생이었으며, 일반 시민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강의에 활용한 ‘통일 운동의 흐름’이란 제목의 자료에는 김일성이 미군과 정전 협정을 맺는 사진부터 1989년 임수경씨가 밀입북한 사진, 2000년대 한미 연합 훈련 반대 시위 사진 등이 실려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주사파 입문용 내용이 30, 40년이 지난 지금 안산시 청년들에게 전파됐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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