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평양의 한 피복공장에서 학생들을 위한 교복을 만들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올해 초 평양의 한 피복공장에서 학생들을 위한 교복을 만들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러시아 군인들을 위한 겨울용 군복을 제작해 수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확인은 거부하면서도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적 도움을 요청한 사실은 이전에도 밝힌 바 있다”고 답했다.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양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한 달 전부터 러시아 군복과 방한화를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평양 모란봉 구역에 있는 수출피복공장 등에서 러시아 군복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군복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배치된 러시아 군인들의 겨울 동복과 속옷들”이라고 했다.

RFA에 따르면, 제작된 군복은 지난 2일부터 운행을 재개한 북·러 화물 열차로 수송하게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옷감을 전달받았고, 주문 수량은 대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평양에서만 3곳의 공장에서 러시아 군복을 제작 중이고, 전국적으로 더 많은 공장에서 군복이 제작되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주북한 러시아대사관은 러시아 정부가 북한 의류와 신발 수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17년 9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 중 하나인 섬유수출은 전면 금지됐다.

미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10일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군복 수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답했다. 국무부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의 러 군복 제작·수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어 “그들은 상당한 양의 무기 제공에 대해 논의했고, 북한은 수백만 발의 무기(탄약)를 제3국을 통해 비밀리에 러시아에 제공하려고 한다”며 “이는 명백한 제재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달 초 북한이 비밀리에 제3국을 통해 러시아에 상당한 양의 포탄을 제공하려 한다는 정보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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