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9일 ‘풍산개 반납’ 논란에 대해, 법 위반 소지가 있어 반납한 것이라며 “지금의 감사원이라면 언젠가 대통령기록관을 감사하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선물받은 풍산개를 지난 8일 대통령기록관에 반납한 데 대해 “풍산개 관리비 250만원 지원이 이뤄지지 않자 파양했다”는 논란이 일자, 반납 이유를 ‘현 정부 감사원이 문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2월 12일 청와대 관저에서 반려견 풍산개 곰이를 돌보며 설 명절을 보내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2월 12일 청와대 관저에서 반려견 풍산개 곰이를 돌보며 설 명절을 보내고 있다./청와대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퇴임을 앞두고 반려동물이 대통령기록물로 이관된 초유의 일이 생겼다”며 “먼저 (대통령기록관이 문 전 대통령에게) 관리를 위탁한 후 사후 근거 규정을 갖추기로 처리할 수 있었던 것은 마침 윤석열 당선인이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이 양육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준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나로서는 별도로 개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양육하고 있어서 풍산개 양육을 더 맡는다는 것이 지원이 있다 해도 부담되는 일이었지만 그동안 키워온 정 때문에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감당해보기로 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하지만) 근거 규정 부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대통령기록물인 풍산개 세 마리를 전임 대통령이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이 법에 위반된다는 논란의 소지가 생긴 것이고, 그 같은 상태가 길어질수록 논란의 소지가 더 커질 것”이라며 “그렇다면 해결책은 간명하다. 풍산개들을 원위치시켜 현 정부 책임으로 적절한 관리 방법을 강구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관리비 250만원 논란에 대해 “사료 값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양육에 소요된 인건비와 치료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퇴임 대통령이 부담해온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풍산개들을 양산으로 데려오는 비용, 대통령기록관이 지정한 장소까지 데려다주는 비용까지 모두 부담했으니, 지난 6개월 대통령기록물인 반려동물들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것에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양과 파양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입양이야말로 애초 내가 가장 원했던 방식”이라며 “지금이라도 내가 입양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법 때문이라고 하지만 결국 돈 때문이라는 말 아니냐” “반려동물을 물건 취급하듯 다루는 전직 대통령 인식이 놀랍다”는 말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풍산개들을 가족처럼 생각했다면, 근거 규정 미비와 같은 말은 쉽게 할 수 없는 것”이라며 “반려동물이 아닌, 단순한 대통령기록물로 여기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김정은 눈치 살필 때는 애지중지 쇼를 하더니 필요 없어지니 바로 팽”이라며 “풍산개 버리듯이 이재명 대표를 버리실 생각은 없느냐”고 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