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동해상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이 2일 오전 8시 51분 원산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울릉도를 향하자 경북 울릉군 전역엔 8시 55분부터 사이렌이 울렸다. 군 경보 레이더와 연계된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에서 공습 경보를 자동으로 발령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사이렌 소리만 요란했을 뿐 어떤 상황인지 안내가 없었던 탓이다. TV를 보던 일부 주민만 뉴스 자막을 통해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반면 울릉군 공무원들은 군 청사 내 지하공간 등으로 신속하게 대피했다고 한다.

울릉군의 재난안전 문자메시지는 경보 발령 20여 분 후인 9시 19분에야 발송됐다. 안내 방송은 9시 40분에야 이뤄졌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다. 주민들은 실제 상황임을 파악한 뒤에도 어찌할 줄을 몰랐다. 울릉군엔 총 8곳의 지하 대피소가 있고 총 3000여 명 수용할 수 있지만, 평소 민방위 훈련 경험이 거의 없어 대피 장소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겨우 대피한 뒤에도 주민들은 4시간 가까이 불안해야 했다. 오후 2시가 돼서야 공습경보가 해제되고 경계경보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북의 도발 상황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안내가 부족했다. 북 미사일이 고장 등으로 통제에서 벗어났다면 울릉도를 덮칠 수도 있었다. 전국에서 TV를 보던 시청자들도 자막으로 뜬 공습 경보와 경계 경보에 어리둥절했다.

앞으로 어느 곳이 북의 다음 과녁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민방위 훈련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1980년대 연간 30시간에 달했던 민방위 교육은 2000년대 들어 1~4시간으로 단축됐고,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유명무실화했다. 현 정부도 국민 부담 경감을 이유로 교육 축소 방침을 밝혔다. 어제와 같은 혼란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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