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한미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에 대해 ‘특수한 수단들 수행’ ‘끔찍한 대가를 치를 것’ 등의 표현을 동원해 위협 수위를 높였다. 전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지 하루 만에 군부 1인자까지 등장해 도발 수위를 높인 것이다. 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박정천의 담화 발표 후 약 9시간 만에 이뤄졌다.

박정천은 1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비질런트 스톰’연합공중훈련에 동원된 전투기 대수와 훈련규모로 볼 때 미국이 1990년대 초 이라크전 때 사용한 ‘데저트스톰’(사막의폭풍)작전의 명칭과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비질런트 스톰에 대해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이고 도발적인 군사훈련이라고 평가한다”며 “대단히 재미 없는 징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미가)우리에 대한 무력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 없이 실행할 것이며 미국과 남조선은 가공할 사건에 직면하고 사상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전략적 사명을 실행할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핵무력을 시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 9월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핵무력 법제화를 통해 ‘핵억제전략’을 ‘핵전쟁수행전략’으로 수정했다. 이승열 국회입법조사관은 1일 펴낸 보고서에서 “2022년 9월 북한은 핵선제 사용의 조건과 핵사용의 자동 위임을 법제화하여 ‘핵교리’를 수정했다”며 “’전술핵운용부대’의 군사훈련을 공개하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시험 발사를 연속 시도하면서 실제 전장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전술핵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군 서열 1위 박정천이 ‘특수한 수단’을 언급하며 위협 수위를 높인 만큼 북한이 7차 핵실험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전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계속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가해오는 경우 보다 강화된 다음 단계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을 지낸 유성옥 진단과 대안연구원장은 “다음 조치는 7차 핵실험 강행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가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테러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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